[TV리포트=양원모 기자] 크리스마스날 발생한 대형 폭탄 테러, 목표는 사람이 아니었다.
21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한 남성의 잘못된 신념이 빚은 폭발 테러 사건이 소개됐다.
2020년 12월 25일 새벽 6시 30분 미국 테네시주(州) 내슈빌의 한 도로에서 캠핑카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인근에 거주하는 63세 남성 앤서니 퀸 워너. 불에 탄 캠핑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그는 차 안에서 자폭한 것으로 추정됐다.
반경 2㎞ 내 건물 60여채와 통신, 수도, 전기 시설까지 피해를 본 대형 폭발이었지만 사상자는 고작 9명에 불과했다. 사망자는 앤서니가 유일했고, 나머지 8명도 가벼운 부상자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테러 전 앤서니의 행동엔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폭발 1시간 30분 전부터 사람들을 깨우려는 듯 허공에 경고 사격을 하는가 하면, 대피 방송까지 틀어놨던 것.
폭발 직전 앤서니는 1960년대 히트곡이었던 페툴라 클라크의 ‘다운타운’을 재생시켰다. 다운타운은 영화 ‘최후의 출격’에서 미군이 베트남 기지를 공격한 뒤 부르는 노래. 전형적인 확신범의 모습이었다.
IT 전문가로 회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맡았던 앤서니. 테러 2년 전부터 자신을 괴롭히는 극심한 두통이 ‘전자파’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그의 삶은 180도 변했다. 전자파 관련 음모론에 빠져 “전자파가 인류를 해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
그러던 2019년, 앤서니는 ‘5G 음모론’을 접하며 전자파가 아닌 5G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5G 음모론은 통신사들이 5G 통신망을 통해 방사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 음모론에 심취한 앤서니는 급기야 A 통신사 기지국에 대한 테러를 결심하게 된다.
앤서니는 과거 A 통신사에서 근무하며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인류를 5G에서 구하겠다”는 그릇된 신념이 개인적 복수가 결합됐던 것.
하지만 앤서니의 생각과 달리 테러는 인류를 구원하지 못했다. 당시 테러로 테네시주, 켄터키주 일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방 테러가 잇따르며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
방송에 따르면 앤서니의 테러로 총 1000명이 직장, 400명이 집을 잃었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테러 장소 인근 주민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한 피해 상점 주민은 “그저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연이어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우리 주변의 작고 사소한 사건부터 세계적 사건들을 재연 형식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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