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록의 전설’ 김경호가 27년 전 레전드 무대를 재연했다.
7일 밤 10시 10분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 – 지코의 아티스트’에서는 김경호, 김정민이 출연해 관록이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MC 지코는 김경호에게 “KBS 뮤직 토크쇼에 언제 출연하셨느냐”고 물었다. 김경호는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출연했는데, 그때 무대가 굉장히 화제가 됐다”고 답했다. 김경호의 대답과 동시에 스튜디오 뒷편에서 당시 자료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속 20대의 김경호는 스키드 로우의 ‘유스 곤 와일드(Youth gone wild)’를 불렀다. 그 시절 김경호는 시작과 함께 엄청난 고음으로 관객들의 혼을 빼놨다.
넋을 잃고 지켜보던 지코는 “1997년에 어떻게 이런 곡을 선곡할 수 있었느냐”며 신기해했다. 그러자 김경호는 선곡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김경호는 “(당시) 신인 가수다보니까 데뷔곡인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외에 팝송 한 곡을 해달라고 (제작진이) 요청했다. 그런데 비틀즈의 ‘렛 잇 비(Let it be)’를 부르라는 것”이라며 “렛 잇 비가 절대 후진 곡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내 자신을 보이기에는 안 하는 게 나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 곡을 선곡할 수밖에 없었다. 저 곡을 부르고 나서 (제작진에게) ‘나중에 쓸지 말지 고민해보십시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코는 “역시 록은 ‘한 번 가보자’ 이런 느낌이 있다”며 김경호에게 27년 만의 리바이벌 무대를 요청했다.
김경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때 당시 그 모습 그대로 재현하겠다”며 27년 전과 변함없는 폭발적 고음으로 관객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그 시절 무대 매너와 묵직한 미성으로 데뷔 30년 차 로커의 품격을 보여줬다.
김경호는 특유의 미성에 대해 “목소리가 말할 때도 미성이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변성기를 거치지 않았다”며 “그래서 시나위 등 선배들의 헤비메탈 노래를 계속 커버를 하면서 미성에 그로울링 창법을 써서 헤비메탈을 부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출연한 김정민은 2003년 ‘윤도현의 러브레터’ 출연 당시 너바나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트(Smells like teen spirit)’를 불렀던 때를 떠올렸다. 가사를 잊지 않기 위해 손바닥에 가사를 적고 무대에 섰는데, 가사를 슬쩍슬쩍 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너무 티 나게 잡혔던 것.
이에 지코는 “다시 한번 KBS로 돌아왔는데, 무대 재연이 가능하냐”며 김정민에게 흑역사를 만회할 기회를 제안했다. 김정민은 과거와 달리 자연스러운 무대를 연출, 관객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2TV ‘더 시즌즈 – 지코의 아티스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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