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아내는 5남매를 낳고 10여년 만에 얻은 자유가 반가웠다. 반면, 남편은 술만 마시면 연락이 끊기는 아내가 못마땅했다. ‘오둥이 부부’라는 화목한 모습 뒤에는 좁히기 어려운 갈등이 숨어 있었다.
3일 밤 10시 45분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가치 돋친 말로 서로를 찌르는 고슴도치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오둥이 남매를 키우며 주위 사람들에게 ‘금실 좋은 부부’로 통하는 아내와 남편. 그러나 화가 나면 마음에 없는 말을 쏟아내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보면서 막말을 뱉는 남편 때문에 부부 관계는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처음엔 세명을 낳고 싶었지만 아들을 얻고 싶어 다섯까지 낳았다. 아이가 많다보니 빚이 6천만~7천만 원정도 쌓였고, 남편은 잦은 술자리를 갖는 아내에 대한 불만이 거세졌다. 아내 역시 경제적 고충을 토로했다. 아내도 “‘돈도 없는 것들이 애들만 많이 낳아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라며 자신이 받은 상처를 털어놨다.
두 사람이 갈등이 커진 것은 아내의 ‘요리학원 사건’ 이후 였다.
남편은 아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요리학원 사람들과 회식한다고 나갔던 아내의 차가 나이트, 그것도 나이트 근처 숙박업소에서 발견된 것.
물론 얄궂은 우연이 만든 오해였다. 회식 겸 나이트를 간 건 사실이었지만, 주차 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숙박업소 앞에 차를 댔던 것. 그러나 남편은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국 아내와 주변 사람들 앞에서 폭언을 퍼부었다. 남편은 “주변 사람들도 들으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학원 사건은 삽시간에 부부관계의 뿌리를 흔들었다.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했고, 일련의 오해가 겹치고 겹치면서 의심은 확신이 됐다. 그럴수록 아내는 바깥으로 맴돌았고, 남편은 냉가슴을 앓았다. 어떤 얘기가 나와도 주제는 ‘외도’로 좁혀졌고, 어느새 두 사람에게 서로는 감정 배설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남편도, 아내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를 들은 부부는 몰라서, 서툴러서 상처주기 바빴던 서로의 태도를 고치기로 했다.
남편은 “내가 아내 마음을 잘 몰랐던 것 같다”며 “내 화만 풀려고 했었고, 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애정 표현도 좀 더 많이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아내는 남편 손을 잡으며 “여보, 사랑해”라고 수줍게 고백했고, 녹화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있던 남편은 그제야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오은영 박사는 두 번째 힐링 리포트로 ‘부부끼리 찰떡 같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를 정할 것으로 권유했다.
오 박사는 “아내 분은 오늘 이후로도 여전히 한 잔 하시러 갈 것 같다. 물론 아이 키우는 엄마도 놀아도 된다”며 “다만 술을 자제하고, 너무 늦은 시간엔 위험할 수 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만, 남이 들었을 때 너무 망신스럽지 않은 신호를 정해보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예를 들어 남편이 ‘지금 전화 끊어’라고 하는 건 ‘당장 들어와’라는 신호인 것”이라며 “그런 신호를 잘 정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방송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