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피해 故 구하라, 뒤늦게 눈물나는 소식 전해졌다

[TV리포트=전하나 기자] 가수인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승리, 정준영, 최종훈의 유착 관계를 파헤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9일 BBC뉴스 코리아는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된 지 약 하루 만에 조회 수 90만 회를 훌쩍 넘기며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버닝썬 게이트를 취재했던 기자들과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의 인터뷰가 담겼다. 또 승리, 정준영 등과 경찰 고위층 간의 유착 관계를 암시하는 메시지 속 경찰의 존재에 대해 파헤치고 있는데, 고인이 된 구하라가 생전 수사 진전에 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끈다.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의 대화록을 최초 폭로한 강 기자는 “도대체 그 단체 카톡방에서 나오는 경찰이라는 사람은 누굴까, 그게 너무 중요했고 가장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구하라가 등장해서 그 물꼬를 터줬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직도 그날 기억이 남는다. (구하라가) ‘정말 도와드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었다”라며 “본인이 세 사람과 친분이 있어서 그들이 휴대폰을 할 때 본 적이 있는데 ‘걔네 거기에 진짜 이상한 거 많아요. 기자님이 이야기하신 게 맞아요’라고 이야기 했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구하라는 최종훈에게 전화해 대화록에 등장한 경찰에 관해 대신 물어봐 준 것으로 밝혀졌다.

고 구하라 친오빠 구호인 씨도 인터뷰에 응했다. 구 씨는 “동생이 최종훈이랑 연습생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낸 친한 친구 사이였다. (동생이) ‘기자님께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 하라’고 설득한 걸로 알고 있다”라며 “동생이 종훈이와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네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 기자님한테 얘기를 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고 구하라 덕분에 강 기자는 최종훈과 전화통화를 했고 메시지 속 경찰총장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종훈은 “골프 한 번 쳤었다. 청와대에 계신다고 하더라. 과거에 경찰 경력이 있으시다고”라고 말했다.

강 기자는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윤규근이라는 실제 있는 경찰이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최종훈의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구하라가) 도와준거다”고 말했다. 그는 “구하라 씨는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고 덧붙였다.

고 구하라가 기자를 도운 이유는 그 역시 불법 촬영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및 사적으로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는 폭행 및 협박죄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편,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정준영과 단톡방 멤버들이 클럽 등지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술을 먹이고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촬영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단톡방 메시지 등이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전하나 기자 jhn@tvreport.co.kr / 사진= TV 리포트 DB, BBC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