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현인가요제가 한 협회와 특정인에 의해 비리, 돈 잔치로 얼룩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5일 방영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 1389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작가요제 ‘현인가요제’와 이를 총괄해온 ‘한국연예예술인협회’의 실체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8월 초 부산시와 서구로부터 5억원이 지원된 현인가요제가 열렸다. 그런데 본선무대에 올라온 한 참가자 때문에 가요제가 끝난 지금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예선 참가자는 “참가자 중에 한 명이 AR(노래+반주)을 틀고 참가했다. 심사위원들, 관계자들이 아무 제지를 안했다”고 고발했다.
1차 예심때 통과한 32명이 2차 예심때 노래를 부르는데 마지막 참가자의 목소리가 달랐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AR를 틀게 되면 심사기준에 어긋난다. AR 같은 경우는 음정이 떨어지고 박자가 틀려도 기계로 다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예심 현장에는 직접 음향실로 찾아가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가수는 “AR을 듣고 음향실로 갔다. ‘지금 경연인데 왜 AR을 트느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음향 담당자가 ‘저희들은 모른다. 업체에서 준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자는 해당 출전자에게도 AR파일에 대해 물었다. 출전자는 “분명 AR, MR 다 보내드렸다. 거기에서 AR이 나왔고 그때 좀 당황한 상태에서 몸 멈추고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일은 그 이후다. 무대 뒤에서 심사위원들이 긴급 회의를 하는가 싶더니 잠시 후 호명한 합격자 명단에 문제의 AR출전자가 포함돼있었다.
석 달간 가요제를 준비한 한 참가자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너무 순수하게 생각하고 살았나? 싶더라. 애초에 뽑을 애들 정해놓고 하는 거면 나갈 이유 없는건데…”라며 심경을 전했다.
사전에 노래까지 녹음한 음원으로 경연에 나가는 것에 대해 묻자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반칙이다. 다른 사람은 불이익을 얻는다.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고 화를 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입장은 달랐다. 한 심사위원은 “점수 비중이 가수의 노래 잘하는 걸 뽑는게 아니다. 곡의 완성도를 뽑는 게 70% 였나 그랬다. AR이 되든 MR이 되든 사실은 채점하는 데 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예심이 끝나고 논란은 계속됐다. 무슨 이유인 지 현인가요제 관련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논란의 주인공인 AR 출전자는 현인가요제 본선 무대에 올랐고 수상과 함께 상금도 받았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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