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무명의 설움을 이겨내고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닥터 차정숙’의 배우들이 막말에 상처 받았던 과거를 소개했다.
27일 JTBC ‘짠당포’에선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은 인기리에 종영한 ‘닥터 차정숙’의 주역들이다.
이날 엄정화는 ‘짠당포’에 ‘된장’을 내놓은데 대해 “‘눈동자’와 ‘바람 부는 날에 압구정에 가야 한다’고 세상에 나오기 전에 신문사에 인사를 다녔다. 그때 어떤 기자 분이 식사 자리에서 ‘쟤가 잘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하신 거다. 난 크게 될 만큼 출중하게 예쁘거나
멋지지 않고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그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출연자들은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고, 엄정화는 “난 따지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앨범이 잘 나오고 계속해서 일을 하다가 2013년 대종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때 상대 배우였던 김상경이 ‘이번에 엄정화가 상을 받지 않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질 것’이라고 했다. 같은 말이 응원이 될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엄정화는 또 과거 막말을 쏟아냈던 기자에 “누구든 어떤 사람의 미래를 단언해선 안 된다. 누구에게든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며 영상편지를 보냈다.
이 같은 설움은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낸 김병철도 겪은 것. 이날 ‘짠당포’에 차 키를 내놓은 김병철은 “조 단역 시절 아버지를 차를 빌려 촬영장에 가곤 했다”며 “한 번은 스태프에게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한 시간 빨리 오라고 하는 거다. 이미 출발을 한 뒤였고, 빨리 가봤자 15분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사정을 설명해도 일단 오라면서 계속 닦달 전화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나아가 “도착 직전에도 전화가 걸려오더니 ‘우리 더 못 기다려서 촬영 취소했다’고 하더라. 늦은 게 아닌데도 그랬다”며 “연출부에 항의는 못하고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넋두리만 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윤종신은 “주연이었어도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갔겠나. 무시당한 기분이었을 것 같다”며 당시 김병철의 마음을 헤아렸다.
민우혁도 같은 아픔을 겪었다. 민우혁은 “내가 뮤지컬로 처음 데뷔했을 때 배역으로 캐스팅이 된 게 아니라 메인 배우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신 투입되는 대기 배우로 캐스팅이 됐다. 대기 배우들은 메인 배우들이 연습을 할 때 연습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 홀로 대사를 외우고 동선을 외워야 했다”고 털어놨다.
공연 일주일 전 메인 배우가 하차면서도 무대에 올랐다는 그는 “너무 좋은 기회였지만 지난 2년간 테이블에 앉아서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싶더라”며 솔직한 심경을 덧붙였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짠당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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