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대구 여중생 실종 사건이 재조명됐다.
3일 방영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1354회는 대구에서 실종된 여중생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2001년 12월 쯤 여중생 민경미, 김기민은 친구들과 하교 후 시장 골목에서 놀다가 자정 무렵 귀가를 위해 택시를 탔고 이후 실종됐다.
민경미 어머니는 “당시 만 15세이면 아동이 아니기 때문에 실종신고가 아니라 가출로 처리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고 했다. 결국 경찰이 단순 가출로 판단하고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것. 당시 경찰은 “두 사람이 택시를 타고 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것 같다”고만 설명했다.
가족들은 “왜 터미널에서 내렸는 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외에도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갑자기 가출을 할 이유가 없다”며 갑작스러운 실종 사실에 의문을 던졌다.
민경미 어머니는 “경찰이 원망스럽다. 실종된 지 얼마 안됐을 때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수사했으면 (어땠을까)”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번 취재를 통해 22년만에 처음 이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두 사람의 친구도 찾았다. 실종 전날 민경미, 김기민을 만난 김상현씨다.
김상현은 “경찰 조사를 따로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실종 전날 민경미와 김기민을 만났다. 한 4시 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하 카페에서 음료를 마셨다. 김기민 휴대전화로 자꾸 전화가 걸려왔다. ‘아는 오빠’라고 했다. 시내에 가기로 약속을 했고 카페에 데리러 온다고 했었다. 그 오빠가 차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은 해당 차를 목격했다는 다른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기민이와 있다가 차를 봤다. 경미에게 누구냐고 물었는데 ‘기민이 아는 오빠’라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이어 다른 친구도 “차 있는 오빠가 시내 쪽으로 기민이를 데리러 오는 경우가 좀 있었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은 모든 증언을 통들어 “밤 11시와 넘는 시간 팔달시장의 pc방에서 경미와 기민이가 합류하고 두 사람이 북부터미널로 향했다. 만일 두 사람이 더 놀기 위해 북부터미널에 내린거라면 그날 기민이를 데리러 왔던 의문의 남성과 같이 만난 건 아닐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제작진은 친구들을 수소문하던 중 남성의 차가 고급 차량 이었다고 추측했다. 한 친구는 “경미가 ‘오빠 만나러 간다’면서 몇 번 나갔다. 앞에 차가 왔는데 나는 ‘그랜저’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친구가 ‘다이너스티’라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실종 된 지 20여일 만에 기민이에게 살려달라는 전화가 왔다. 김기민 어머니는 당시는 회상하며 “부산역 앞이라고 하면서 나 좀 살려줘”라고 하더니 전화가 끊겼다. 그날 밤 김기민의 부모님은 부산역 일대를 샅샅히 뒤졌지만 끝내 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실종된 뒤 석 달 뒤 민경미에게서도 구조 요청이 왔다. 민경미 친구는 “(메신저)일대일 대화가 들어왔다. 경미가 “무섭다 나좀 찾으러 와줘”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어딘데?라고 물었지만 경미가 대화방을 나갔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민경미의 당시 남자친구 반승훈(가명)에게도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건 한 의문의 남자는 자신이 경미의 남자친구라고 하면서 반승훈에게 시비를 걸었다. 반승훈은 “욕을 하다가 ‘팔달시장에서 보자 경미 데리고 와라’하고 전화를 끊었다. 학교 조퇴를 하고 갔는데 경미를 봤다는 사람도 없고 그 뒤로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해당 실종 패턴과 매우 유사한 사례를 많이 접했다는 활동가를 만날 수 있었다 신박진영 전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너무나 유사한, 그때 보았던 그런 만행들이다. 시대상으로 보면 성매매 업소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너무 높아보인다”라며 성 인신매매 피해자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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