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하장수 기자] 지난 21일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각종 스토리를 다루지만, 새롭다.
엄연히 따지면 ‘닥터 차정숙’의 장르는 의학 드라마다.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 환자 간의 관계가 그려지고,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전개에 영향을 미친다. 드라마 장르도 ‘의학’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닥터 차정숙’은 기존 의학 드라마와는 다르다.
현재 ‘닥터 차정숙’ 외에도 의학 드라마 SBS ‘낭만닥터 김사부 3’가 방영되고 있다. 정통 ‘의학 드라마’의 궤도로 세 번째 시리즈까지 이어진 ‘낭만닥터 김사부’는 ‘돌담저스’라고 불리는 돌담병원 의료진이 ‘진짜의사’가 되기 위한 고뇌와 활약을 조명한다.
환자만 바라보고 살아온 김사부(한석규 분)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흔들리고 있는 모습과 극단적인 사건 속 김사부를 중심으로 뭉치고 함께 성장하는 ‘돌담저스’의 그림이 가장 큰 관전 요소로 꼽힌다.
비교적 잔잔한 서사를 담은 ‘의학 드라마’도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다. 시즌 2로 마무리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20년 지기 의사 친구 5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병원 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응급실의 긴박함을 조명하기 보다 환자와의 유대, 의사의 인간적인 스토리를 조명한다.
‘닥터 차정숙’은 ‘차정숙’이란 인물의 인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차정숙(엄정화 분)은 의대를 졸업한 뒤 임신으로 의사 꿈을 접고 가정주부로 20년을 보낸다. 이후엔 다시 레지던트의 길을 걷게 된다. 경력 단절된 전업주부가 엘리트의 길을 걸어가는 일대기로 그려진다.
차정숙이라는 캐릭터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현실에선 육아휴직 후 책상이 빠져있거나, 휴가 휴직을 신청함과 동시에 사직서까지 받아내는 소식이 들릴 만큼 결혼과 임신은 커리어의 종말로 인식된다. 이 같은 세상의 분위기 속 차정숙은 자신의 꿈을 위해 20년의 공백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흐르는 용기를 보여준다.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다. 차정숙은 당당하다. 레지던트 과정 중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차정숙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선사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닥터 차정숙’은 정통적인 ‘의학 드라마’가 아니라 ‘주말 드라마’에 병원이란 배경을 입힌 것”이라며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무시당하던 경력 단절 여성이자 전업주부인 차정숙이 대학병원 전공의가 되면서, 시청자 중 중년 여성들에게 상당한 통쾌감을 안겨준다”라고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언급했다.
이어 “‘닥터 차정숙’이 다루는 의학이라는 소재가 무거웠다면 인기가 없었을 수도 있다”라며 “방송 시간을 고려했을 때 주요 시청층은 주부다. 핵심 시청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소재이기에 큰 관심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장수 기자 gkwkdtn06@tvreport.co.kr / 사진= 채널 ‘JTBC Drama’ 영상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