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KBS 드라마의 근간인 주말극과 일일극이 흔들리고 있다.
그간 KBS 연속극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충성도를 앞세워 시청률 불패 신화를 이어왔던 바. 그러나 OTT의 대중화로 인한 채널의 다양화와 주 시청층의 이탈로 마지노선이던 시청률 20%의 벽까지 무너지며 위기가 도래했다.
↓’진짜가 나타났다’ 끊을 수 없는 부진
지난 3월 첫 방송된 ‘진짜가 나타났다’는 백진희 안재현의 안방 복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로 주가를 올린 차주영의 차기작이란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터.
전작 ‘현재는 아름다워’와 ‘삼남매가 용감하게’의 연이은 부진 속 ‘진짜가 나타났다’는 위기의 주말극을 구할 구원투수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으나 벌써 세 작품 째 이어지고 있는 주말극 수난사를 끊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50부작 장기 드라마로 편성된 ‘진짜가 나타났다’는 방영 3주 만에 16.5%의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작부터 시련을 맞았다.
이 드라마는 싱글맘과 비혼남의 가짜 계약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나 재기 발랄한 설정을 무색케 하는 건조한 터치 속 주말극 특유의 유쾌한 무드도, 주요 캐릭터들의 앙상블도, 무엇 하나 빛을 발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승의 동력이 될 입소문도 흐지부지 사라졌다. “KBS 주말극은 망해도 20%”란 우스갯소리도 어느덧 옛말이 됐다.
↓’비밀의 여자’ 가도 가도 너무 간
KBS 2TV 일일극은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다채로운 소재의 막장 통속극을 선보이며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바. 지나친 자극과 파격이란 비판에도 꾸준히 10% 중반대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과한 건 부족하니만 못한 것. 반복되는 막장극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은 신작 ‘비밀의 여자’에 이르러 피로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도 그럴 게 이 드라마는 남편과 내연녀로 인해 모든 걸 잃은 여자와 모든 걸 가진 상속녀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 전형적인 KBS 표 일일극. 여기에 극 초반부터 불륜, 살인, 유괴, 부부 성폭행 등 선을 넘은 소재들이 난립하며 부정 여론이 형성됐다.
자연히 복수의 동력을 쌓는 도입부가 지났음에도 시청률은 9, 10%에서 요지부동. ‘비밀의 여자’가 여론을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진짜가 나타났다’ ‘비밀의 여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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