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이광기가 소중한 아들을 가슴에 묻고 아이티로 구호활동을 떠나기까지, 눈물의 심경을 고백했다.
12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선 이광기가 의뢰인으로 출연해 옛 은사를 찾았다.
이광기는 데뷔 35년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 과거 ‘전설의 고향’에서 다리를 빼앗긴 귀신을 연기하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던 그는 “대본 첫 장을 넘기는데 귀신 캐릭터가 세 번째에 있었다. 주인공이구나, 설레면서 대본을 보는데 대사의 절반 이상이 ‘내 다리 내놔’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희라의 친구로 열연했던 데뷔작 ‘고향’에 대해선 “첫 오디션이라 유독 긴장했는데 감독님이 날 보자마자 ‘나이가 있네’라 하시더라. 그때 내 나이가 18살이었는데 더 어린 배우를 원했던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 머리 손질을 하며 어려보인다고 하니 ‘당돌하네. 방송국에 와봐’라 하셨다. 바로 머리를 밀고 캐스팅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광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기나긴 무명생활. 이광기는 “보다 못한 여자 친구가 일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하기에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그때의 여자 친구가 지금의 아내다. 다행히 ‘전설의 고향’ 감독님을 만나 ‘태조 왕건’에 캐스팅 됐다”고 밝혔다.
‘태조 왕건’은 국민적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 이 작품의 엔딩요정으로 활약했던 이광기는 데뷔 16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배우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이광기는 큰 시련을 만났다. 신종플루로 소중한 아들 석규 군을 떠나보낸 것.
이광기는 “아이가 7살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과연 이광기가 저 상황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걱정도 해주셨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석규 군을 가슴에 묻고 아이티로 구호활동을 떠난데 대해선 “아이의 사망보험금이 들어왔는데 그 돈을 볼 수도 쓸 수도 없더라. 아내는 통장만 보면 울었다. 그때 마침 아이티에 대지진이 나서 아내와 상의 끝에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또 “그곳에서 한 아이를 만났는데 우리 아이와 동갑이었다. 난 그때만 해도 ‘과연 내가 살 수 있을까? 과연 우리 가족이 옛날처럼 웃을 수 있을까?’ 굉장히 비관적이었다. 그 아이를 품에 안는데 둘 다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 아이를 통해 우리 아이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너무 고마웠다”고 눈물로 털어놨다. 그 이후로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한편 이광기는 지난 2012년 막내아들 준서 군을 품에 안았다. 이광기는 “준서가 석규보다 나이가 많아졌다. 준서가 7살 때 가장 불안했는데 그걸 느꼈나보더라. ‘아빠, 나 이제 8살 됐으니까 걱정 마’라 했다”고 고백,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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