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일용이 부부가 20여년 만에 재회했다.
2일 오후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3부 ‘아픈 손가락’ 편에서는 일용이 부부가 만났다.
이날 일용이 부부, 배우 박은수와 김혜정은 오랜만에 재회해 복잡한 심경을 나눴다. 20여년간 부부로 연기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했지만 왕래가 없던 두 사람. 그런 관계에서 먼저 만나고자 손을 내민 건 김혜정이었다.
처음 박은수와의 재회를 불편해했던 김혜정은 “복잡한 애증의 감정들이 마음에 쌓여있었다”면서도 그의 등장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박은수는 ‘전원일기’ 종영 6년 후 사기 혐의로 피소로 2차례 구속되며 긴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 “요새 말로 학교도 갔다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한 박은수는 “춥고 배고프다. 15년 이상을 일 하나없이 지냈다. 일용이 라는 이름도 애써 잊은 채 살아왔다고”고 털어놨다.
어색하지만 반갑고, 편하지는 않지만 낯익은 사이. 함께 식사를 하며 김혜정은 “선배님 소식이 알려지고, 주변에서 왜 선배님이랑 연락 안 하냐. 만나서 식사 좀 하고 그러라고 연락이 왔다”고 토로했다. 박은수는 “22년 동안 부부 연기를 하면 사람들이 계속 만나고 그러는 줄 안다”면서 머쓱해했다.
김혜정은 “가끔 시간 될때 만나서 식사도 하자”고 제안했다. 개인 인터뷰에서 박은수는 “내가 연락을 안 한다.매번 밥 얻어 먹고 그러는데 어떻게 만나냐. 내 자존심에 안 만난다. 집돌이가 됐다”고 털어놨다.
박은수는 돼지농장에서 일하는 근황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드라마 속 일용이의 삶과 겹치지는 그의 인생. 박은수는 “내가 성격도 좀 팔팔하고 그래서 ‘나한테 누가 해코지를 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남한테 오지게 당하고 이상한 소리도 들었다. 10원짜리 하나 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사기를 쳤다고 하더라”며 가슴에 담아둔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몇 개월을 살았다는 박은수는 “우리 집사람이 시장가려고그 백만원도 안 되는 돈을 기다렸다”고 밝히며 “팬티까지 다 벗었다. 이제 다 물어보라”고 말했다. 한 달 정도 돼지농장에서 일한 그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자 피해가 될까봐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김혜정은 “마음을 잡고 반듯하게 일어나셔야지. 너무 많은 분들이 선배님을 사랑한다”면서 “선배님 만나기 전까지 내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마음이 아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배님은 좀 나빠. 주변에서 이야기를 건네듣고 마음이 아팠다. 그립기도 했지만 화가 나서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 다 나한테 물어보잖아.
내가 바로 서야 하는 건 남을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박은수는 “남한테 보이기 싫으니까 혼자 쳐박혀 있었다. 최불암 형한테도 누구한테도 연락하지 않았다”면서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일용이 엄마였던 김수미는 박은수에 대해 “차비 천 원이 없어도 걸어갈 사람이다. ‘힘들다, 돈 없다’ 소리를 안 한다. 자존심이 세다”면서 “한 식구로 몇십 년을 함께 했는데 (힘들 때) 내가 못 찾아본 게 미안하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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