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가수 한경일이 돌연 잠적 후 대중의 곁에서 사라졌던 사연을 털어놨다.
8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선 2000년대 초반 애절한 발라드로 주목받았던 가수 한경일의 근황이 공개되며 눈길을 모았다.
방송을 떠난 후 가끔 라이브 카페 공연과 결혼식 축가를 부르며 생활해왔다는 한경일은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보금자리를 공개했다.
2000년대 초반 ‘내 삶의 반’이 히트하며 발라드 가수로 인기를 누렸던 그는 짧은 전성기를 뒤로하고 자취를 감췄다.
이날 어머니가 스크랩 해놓은 자료를 공개하며 그는 “2004년 이후로 스크랩이 없다. 제가 활동을 하지 않고 TV에 나오지도 않고 신문에 나오지도 않고 잡지에 실리지도 않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3집 때 열심히 활동 잘하고 있었는데 회사 사장님이 어느 날 용돈을 주시더니 ‘너 한 일주일 정도 어디 가서 숨어 있으라’고 하시더라. 조금 더 주목받기 위해서 ‘소속사와의 트러블 때문에 제가 잠적했다’라고 그렇게 작전을 짠 거다“라며 노이즈 마케팅을 하게 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돌연 잠적했던 그가 다시 돌아왔지만 방송가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리 싸늘했고 제대로 된 해명의 기회가 없이 오해는 쌓여 갔다고.
한경일은 “방송 관계자분들은 가수 한경일이란 사람이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완전히 낙인을 찍었다. 그 뒤로는 방송도 못하고 방송도 잡히지 않고 외부에서 행사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2004년을 마지막으로 제 전성기가 끝난 거다”라고 털어놨다. 18년 전 잠적 사건 이후 노이즈 마케팅을 했던 소속사에서도 그를 돌봐주지 않았고 한경일은 그 이후 방송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또한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한경일은 전성기 당시에도 자신에겐 수입이 돌아오지 않았다며 “수입이 단 1원도 없었다. 집이 힘들다고 사정을 하는데도 돈이 없다고 못 준다고 하더라. 요즘 말로 하면 노예계약인 거다”라고 말했다.
집안의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어머니의 치매를 늦게 발견했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저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응원해주신 엄마가 더 이상 기다려 주실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기막히고 슬펐다”라고 어머니의 병을 알게 됐을 때의 심정을 언급했다. 이어 한경일은 기억을 많이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가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활동 중단 후에 결혼식 축가를 다니며 이젠 웨딩 업계에선 알아주는 축가 가수가 됐다는 한경일. 그는 “(행사를 위해)안 가본 곳이 없다. 심지어 제가 노래하고 있으면 옆에서 전기밥통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말 가리지 않고 노래를 했고 돈이 적어도 노래를 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이자 무기인 노래를 가지고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한경일은 매달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왔다며 “한 달에 한 번씩 곡 작업을 한 지 8년이 넘는다”라고 곡 작업을 하지 않으면 가수인 자신의 존재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감미로운 음색으로 녹음 작업에 몰입하는 한경일의 모습이 공개된 가운데 그는 “언젠가부터는 내 속에 있는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지더라. 굉장히 유명해지진 않아도 좋다. 그걸 바라는 것은 아니고 다만 제가 계속 노래를 할 수 있도록 명분이 계속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저도 용기 내서 과감하게 많은 변신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그리고 더 기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사진 = MBN ‘특종세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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