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마치 하나로 보일 정도로 줄을 맞춰 배열했다. 키 순서대로 배치했고, 제 자리가 아닌 걸 발견하면 견디지 못했다. 강박 증세로 스스로를 옭아맸다. 그렇게 38년을 살았는데, 한 순간에 봉인이 해제됐다.
지난 2월 29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가수 김범수와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이 출연했다. 먼저 김범수의 냉장고가 공개됐다. 김범수는 냉장고 내부 정리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김범수는 “오늘 녹화 전 작가들이 정리해 놓을 걸 제가 다시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정리를 제가 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개된 김범수의 냉장고는 각에 맞춰 정리돼있었다. 하지만 배열된 음료수를 보고 김범수는 불만을 드러냈다. 김범수는 “음료수는 키 순서대로 놓는다. 하지만 소스류는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넣는다. 마치 뉴욕 빌딩 같은 모습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김범수는 셰프들에게 ‘내가 못하는 난장판의 요리’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평소 주방에서 결코 할 수 없는 요리를 셰프들을 통해 대리만족 느끼고 싶다는 의도였다. 김범수의 바람대로 최현석 셰프와 김풍 작가는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허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 모습에 김범수는 아이처럼 좋아했다. 최현석 셰프가 주방을 더럽힐수록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기립한 상태로 김범수는 최현석 셰프의 퍼포먼스에 빠져들었다.
김범수는 최현석 셰프의 동작 하나하나에 감탄하며 “10년 체증이 풀린다” “더 한 걸 원한다” “지금 이 모습이 좋다” “진짜 난장판이다”며 대리만족했다.
결국 김범수는 맛보다 퍼포먼스에 더 후한 점수를 줬다. 38년의 강박 증세를 안고 살아온 김범수는 최현석 셰프의 사이다 퍼포먼스에 “속이 뻥 뚫렸다. 스트레스를 다 풀어줬다”며 웃었다.
그동안 냉장고 정리에 집착했던 김범수는 난장판 된 주방에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김범수로 180도 달라져있었다. 김범수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김예나 기자yeah@tvreport.co.kr/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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