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배우 조인성의 인생작을 소환했다. 20년 전 쌓은 앙금으로 연락한 번 하지 않은 두 멤버가 한 무대에 올랐다. ‘슈가맨’이 가진 힘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컸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에 슈가맨으로 이현섭과 그룹 코나가 출연했다. 이현섭은 2004년 방송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일’ OST ‘My Love’를 불렀다. 코나는 배영준과 정태석으로 구성된 듀엣으로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의 주인공.
우선 이현섭은 ‘발리에서 생긴일’ OST ‘My Love’를 애절하게 소화한 후 “지금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정말 긴장된다. 제가 방송에서 완곡을 소화했던 게 기억에 나지 않을 정도다. 오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섭의 ‘My Love’는 방청객 100명 97명이 알고 있을 정도로 대히트곡.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일’에서 조인성이 사랑하는 하지원을 떠나보내며 주먹을 물고 우는 신에 삽입되며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현섭은 이 곡에 대해 “저는 이 노래를 가사 때문에 싫어한다. ‘난 안되겠니 이 생에서…’라는 가사 때문이다. 저한테 가장 유명한 곡이지만 가장 부르기 싫어하는 곡이다”고 발표 후 오히려 활동이 왕성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故 신해철과의 인연을 소개한 이현섭은 “형님이 생전에 저를 위해 만들어주신 솔로곡이 있다. 그 곡으로 곧 솔로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슈가맨 코나는 더 특별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후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한 곡의 히트곡만 발표한 가수)로 그친 이유가 바로 멤버 불화였던 것.
배영준과 정태석은 둘 사이가 좋지 않아 코나가 해체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배영준은 “정태석이 정말 얄미웠다. 뭐만 해도 싫다. 양치하는 것도 싫고, 먹는 모습만 봐도 싫었다. 한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미웠다”고 적나라하게 말했다.
그러자 정태석은 “그 때는 제가 노래를 불러서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기만했고, 건방졌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스럽다. 그래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두 사람은 ‘슈가맨’ 녹화를 위해 20년 만에 처음 전화를 했고, 만나게 됐다고 고백했다.
배영준은 “하지만 20년 전 얘기다. 이번에 20년 만에 전화를 해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 녹듯이 그 감정들이 풀렸다. ‘슈가맨’ 출연 때문에 처음 연락을 했다”고, 정태석은 “이제 앙금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슈가맨’에게 되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현섭과 코나의 히트곡은 각각 임정희와 김조한에 의해 재탄생됐다. 이현섭의 ‘My Love’는 애절한 분위기로 차분하게 시작해 서정적이고 웅장한 선율로 확장됐다.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룸바 리듬의 곡이 서정적인 발라드로 변했다.
‘슈가맨’ 출연 계기로 이현섭은 솔로가수에 대한 활동 의지를 세웠고, 코나는 20년 동안 보지 않았던 두 멤버가 만났다. 무대보다 더 뜨거운 감동의 소환이었다.
김예나 기자 yeah@tvrpoert.co.kr/ 사진=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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