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이별일까. 재회일까. 결말은 시청자의 상상대로.
시작은 화려했으나 끝은 허무했다. 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엔딩이었을까. 종영을 앞두고 여러 잡음에 시달렸던 tvN 월화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이 아리송한 열린 결말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지난 1일 방송된 ‘치인트’ (극본 고선희 김남희, 연출 이윤정) 마지막 회에서는 헤어진 유정(박해진)과 홍설(김고은)의 재회 여부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날 백인하(이성경)와 다툼 끝에 사고를 당한 홍설은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유정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의 두 얼굴을 깨달았기 때문. 그는 자신의 어둠이 그동안 홍설을 힘들게 했다는 걸 알고는 그녀와 이별하기로 결심했다.
유정은 홍설에게 “우리 헤어지자. 넌 또 날 참고 견딜 것이다”라며 “예전에 네가 왜 날 힘들어했는지 이제야 알았다. 난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떠났다. 자신을 재정비하기 위해서였다. 홍설은 유정이 떠난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붙잡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이들의 재회 여부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신호등에서 우연히 마주쳤으나, 서로를 알아보지 못 했다. 다만 유정이 홍설이 보낸 메일을 읽는다는 간접적인 복선으로만 재회 가능성이 희미하게 암시됐을 뿐이다. 유정이 “홍설아”라고 부르는 내레이션이 함께 등장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 만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영영 이별한 것인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제작진이 의도한 것은 열린 결말이었을 터. 그러나 지나치게 애매했다는 게 문제다. 열린 결말은 여운을 위해 있는 것인데, 보는 이에게 답답함만 안겨줬다.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유정과 홍설의 엇갈림이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정점을 향해 달려왔던 ‘치인트’는 끝까지 두 사람을 엇갈리게 만드는 애매함을 택했다.
한편 ‘치인트’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달콤한 미소 뒤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남 유정과 유일하게 그의 본모습을 꿰뚫어본 비범한 여대생 홍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릴러다. 후속은 ‘피리 부는 사나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N ‘치인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