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단 3분도 안되는 분량이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 충분했다. 강지환이 배우 신들린 연기력으로 단숨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또 그의 아역을 맡은 이기광 역시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2인 1역이지만, 마치 한 몸이 된 것 처럼 빈틈없는 연기로 안방을 장악했다.
28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는 강기탁(강지환)이 복수심을 태우게 된 과정이 빠르게 그려졌다.
강기탁은 누군가의 계략으로 부모를 잃었고, 실명까지 했다. 이후 그는 지하철에서 돈을 구걸하며 살아갔다. 강기탁은 실명은 물론 얼굴에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굶주린 그는 길거리에 있는 개의 개밥을 훔쳐 먹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남몰래 체력을 키우며 복수의 때를 기다렸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어린 강기탁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과정이 그려졌다. 이국철은(강기탁의 청년 시절 이름, 이기광, 훗날 강지환)은 자신이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죽인 사람이 자신 역시 죽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불안감에 떨었다.
이국철은 부모를 죽인 배후로 이모 정만옥(배종옥)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진짜 배후는 그의 남편이자 검사인 변일재(정보석). 또 그의 불륜을 이용해 강기탁의 병원을 헐값에 얻으려는 재벌 기업 도도재단 회장의 아들 도광후(진태현)였다. 변일재의 정치계 실세인 국회의원의 딸 황지수(김혜은)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고, 도광후는 불륜 현장 사진과 비리 폭로를 미끼로 이국철의 부모를 살인하라고 협박했다. 어차피 아내를 버릴 생각이었던 도광후는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출세욕에 이국철의 부모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였다.
물론 이모 정만옥 역시 믿을 사람은 아니었다. 이국철의 두 눈을 회복시킬 수 있었음에도 돈이 탐나서 일부러 방치했던 것. 이국철 주변에 있는 모든 가족들의 그의 돈을 노리고 있었다. 가족 중 이국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정만옥도 파멸에 이르렀다. 남편의 불륜을 신고하려다 내연녀에게 죽임을 당한 것. 변일재는 아내의 사체를 숨기고, 여행을 떠난 것으로 둔갑시켰다. 불행하게도 이국철은 이모부인 변일재의 실체를 모르는 상태. 강기택의 몰락이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 그가 어떻게 적들에게 맞설지 호기심을 안겼다.
훗날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될 성유리와의 인연도 그려졌다. 오수연(이열음 훗날 성유리)은 이국철의 도우미로 들어갔고, 까칠한 재벌집 도련님은 그는 오수연의 솔직하고 따듯한 성품에 점점 마음을 열어갔다.
이처럼 이날 첫 방송에서는 강기탁이 적들에 의해 몰락하는 과정이 빠르게 그려졌다. 단 1분의 지루함도 느낄 수 없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몰입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노숙자를 연기하는 강지환과 시각장애인을 연기하는 강기탁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마치 인생작을 만난 듯 흠을 찾아볼 수 없는 연기였다. 또 박영규, 정보석, 배종옥 등 중년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도 드라마에 힘을 보탰다.
우선은 합격점이다. 장영철, 정경순 작가는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돈의 화신’ 등 이미 수차례 굵직한 복수극을 선보인 바 있다. 복수극의 고수들이 또 한번 뭉친 작품인 만큼 주인공의 치열한 복수 과정이 통쾌하게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 분은 연기부터 탄탄한 전개까지 흠 없이 탄탄했다. 이대로만 기세를 이어간다면, 치열한 월화극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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