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박신양이 ‘갓신양’으로 불리는 이유가 입증됐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60분 내내 박신양의 연기가 살아 숨 쉬었다.
박신양의 5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향희 극본, 이정섭 이은진 연출)가 지난 28일 첫방송됐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잘 나가는 검사 조들호가 검찰의 비리를 고발해 나락으로 떨어진 후 동네 변호사로 인생 2막을 여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방송에서는 조들호의 파란만장한 인생에 대해 소개했다.
검사 조들호는 정 회장(정원중)의 배임횡령 혐의 공판을 맡았다. 정회장은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어필했고, 조들호는 “쪽팔리지 않으세요? 지금 개그하는 거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거미 장난감을 정회장에게 던져 그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조들호는 “기적이 일어났네”라고 능청스럽게 말하면서,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안겨줬다.
하지만 정 회장도 반격을 가했다. 정회장은 조들호에게 뇌물을 줬다고 거짓 발언했고, 변호사이자 전 아내인 장해경(박솔미)은 조들호의 차명계좌 사본을 증거로 내밀었다. 이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된 조들호. 장해경은 “친권을 포기하라. 대신 집행유예 1년으로 해주겠다”고 말했다. 결국 조들호는 딸을 보내줬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3년 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조들호는 노숙자가 되어 살았다. 우연히 그는 소매치기가 된 보육원 동생 강일구(최재환)와 마주했다. 강일구는 조들호의 보육원 동생으로, 3년 전 조들호는 그를 돕다가 인생을 망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의 아들이 방화사건을 저질렀는데, 강일구는 보육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 회장의 말에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다. 이를 알게된 조들호는 강일구의 누명을 벗겨줬고, 정 회장과 얽히면서 감옥에 가게 됐던 것.
조들호는 “왜 남의 인생 박살내고 이러고 사냐”고 속상한 마음에 소리쳤다. 강일구는 그런 조들호에게 대들었지만, 이후 미안한 마음에 그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서로 오해를 풀고 다시 친구가 됐다. 하지만 그러자마자 강일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알고보니 강일구는 소매치기한 돈을 보육원에 갖다줬고, 조들호는 대성통곡했다. 이후, 조들호는 TV 뉴스를 통해 3년 전 방화사건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봤다. 또 죄 없는 사람이 범인으로 잡혀있었다. 이에 조들호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생각으로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변호사로 돌아갔다.
조들호 역의 박신양은 첫 방송부터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사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앞으로의 스토리가 예상되는, 어딘가 익숙한 법정드라마였지만 뻔하지 않았던 이유는 박신양의 연기 덕이었다. 박신양은 팔색조 연기의 대가다웠다. 코믹하지만 정의로운 변호사부터 ‘쩐의 전쟁’을 연상케하는 노숙자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보육원 동생을 잃고 통곡할 때 그의 절절한 열연은 시청자의 마음도 후벼팠다. 그의 감정에 따라 시청자도 울고 웃었고, 이를 통해 박신양은 명배우임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박신양은 누구나 연기력을 인정하는 배우로, 2004년 ‘파리의 연인’으로, 2007년 ‘쩐의 전쟁’으로 연기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 그는 현재 방송 중인 tvN ‘배우학교’에서 발연기 학생들의 스승으로 활약 중이다. 선배로서 독설과 가르침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발연기 배우들을 일으켜세우고 있는 박신양은 그 기세를 이어가며 KBS를 구했다. 그동안 KBS의 월,화 드라마는 잔혹사를 이어왔다. ‘동네 변호사 조들호’ 이전에 방송된 ‘무림학교’만 봐도 한 자릿수대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 오랜 시간의 잔혹사를 박신양이 끊을 조짐이다. 특히 이날 MBC에서는 ‘몬스터’가, SBS에서는 ‘대박’이 동시 첫방송 됐는데도 말이다. 어려움 속에서 기적을 이루어내는 배우, 그가 바로 박신양이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2 ‘동네 변호사 조들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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