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수줍은 사랑꾼 엘은 이제 없다. 김소현이 마주한 건 권력과 광기에 사로잡힌 가짜 군주였다. 과거의 복수를 위해 잔학한 고문까지 마다않는 엘의 모습에 안방극장엔 전율이 일었다.
29일 방송된 MBC ‘군주’에서는 진짜 군주가 되고자 왕의 행보를 시작하는 이선(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선이야 말로 시대가 만든 악마였다. ‘꼭두각시 왕’이라는 가은(김소현)의 지적에도 이선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했다. 중전 간택을 미끼로 좌의정을 매수하고 대목(허준호)에 대항할 세력을 만들려 한 것.
광기의 시작은 복수였다. 양수청 관리인인 태호(김영웅)는 5년 전 이선 부를 해한 원수다. 이선에 의해 고문실로 끌려가면서도 태호는 “오랫동안 대목어르신을 모셔온 내게 감히 가짜가”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으나 이선은 결코 동요하지 않았다.
직접 채찍을 들고 고문을 가한데 이어 태호 앞에 가면을 벗곤 맨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날 기억하느냐? 난 네놈이 한 짓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라며 복수의 송곳니를 드러냈다.
대목이 노할 거라는 태호의 외침엔 “너나나나 똑같이 대목의 개라면 어느 쪽이 쓸모가 있을까. 난 왕이니 너보다 귀하지 않겠느냐”라고 코웃음을 쳤다.
이어 이선이 과거의 악연을 전하면 태호는 “그때 그 물 도둑놈 아들? 저하, 살려주십시오. 개가 되라면 개가 되고 돼지가 되라면 돼지가 될 테니 제발 살려주십시오!”라며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그런 태호의 얼굴을 밟으며 이선은 “나를 섬기겠다?”라고 물었다. 태호는 “이 몸의 주인은 저하이십니다”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조아렸다.
야욕에 젖은 이선의 광기가 돋보인 에피소드. 그러나 대목(허준호)에게 이선은 여전히 ‘쉬운 상대’였다.
대목은 “재밌지 않느냐. 놈이 벌써 자기 사람을 만들려고 한다. 야심이 보이는 놈은 쉬운 상대야”라며 이선을 폄하했다. 그는 또 “죽은 세자처럼 힘든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아는 그런 놈이 어려운 상대지”라며 웃었다.
대목의 오산은 세자 이선(유승호)의 생존. 이선은 조용히 움직여 짐꽃밭의 아이들을 탈출시키고, 편수회의 근간을 흔들었다. 돌아온 이선과 꼭두각시 이선의 폭주, ‘군주’의 전개가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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