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 시청자와의 ‘밀당’이 신의 경지에 올랐다. 지난주 충격의 엔딩을 그렸던 그녀가 이번엔 시청자들을 지옥에 빠뜨렸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천국으로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13일 방송된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 최원석 극본, 이응복 백상훈 연출)는 유시진(송중기)과 서대영(진구)이 작전 수행 중 실종돼 강모연(송혜교)과 윤명주(김지원)가 충격과 슬픔에 빠진 장면이 주를 이뤘다.
유시진과 서대영은 유서로 강모연과 윤명주에게 인사를 대신했다. 강모연은 유시진의 죽음을 받아들였지만, 슬픔은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만큼 유시진을 사랑했다. 윤명주는 화해도 못하고 서대영을 떠나보낸 게 마음에 걸려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1년의 세월이 지났다. 윤명주는 우르크로 파병됐고, 강모연은 알바니아로 자원봉사를 떠났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에서 의미 있는 일을 수행했다. 가슴에는 연인을 담아뒀다. 그럼에도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됐다. 1년의 세월로도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알바니아 사막에 유시진이 나타났다. 죽은 줄 알았던 연인이 1년의 세월이 지난 후 등장하자 강모연은 놀란 토끼 눈이 됐다. 유시진은 “살아있었느냐”는 강모연의 물음에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냅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이날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 러닝타임의 90% 이상을 유시진과 서대영의 죽음, 그 죽음으로 인한 연인들의 슬픔으로 녹여냈다. 행복은 초반과 후반 10% 정도였다. 앞서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은숙 작가가 해피엔딩을 언급한 내용을 들은 터라 시청자들도 유시진과 서대영의 죽음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상황. 해피엔딩이라는 스포일러를 알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건 김은숙 작가의 집필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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