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안 가면 안 되냐고 조를 수가 있나. 혼자 들끓었던 시간도 바보같고 지금은 그냥 유시진 씨가 밉습니다. 사과하세요. 사과받을게요.” – ‘태양의 후예’ 대사 中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여심을 강탈하고, 중국에서는 ‘국민 남편’에 등극한 유시진 대위 송중기가 떠났다. 지난 22일 KBS2 ‘태양의 후예’ 스페셜 마지막 편인 에필로그까지 방송되면서, 드라마의 대장정에 마침표가 찍어졌기 때문. 더욱이 에필로그에서 공개된 실제 송중기는 유시진 보다 멋있었고, 그를 더욱 보내주기 아쉽게 만들었다.
‘태양의 후예’ 주인공이자 신드롬의 주역인 송중기는 에필로그 편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송중기의 액션 연기에 대한 열정부터, 부상 투혼까지 공개됐다.
유시진 대위 역을 맡은 송중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액션 연기였다. 송중기는 촬영 전부터 무술 감독과 연습을 하면서 좋은 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그는 전소미의 아버지인 매튜와 몸 정이 많이 들엇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백상훈 감독은 “액션 연기를 할 때 경쾌하고 유연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부분을 잘 구현했다”고 극찬했다.
무엇보다 송중기가 유시진 대위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군대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5월 제대한 송중기는 전역한 지 한 달 도 안 돼 군복을 다시 입었다. 그는 “군 복귀작인데 불안감이 없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무조건 있었다. 그런데 대본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대본을 보는 순간 그 불안감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항상 작품을 선택할 때 ‘책(대본)’을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가 써준 대본을 잘 표현하는 것이 자신이 갖고있는 배우로서의 신념이라고 했다. 앞서 인터뷰에서도 여러 차례 김은숙, 김원석 작가의 대본을 극찬한 바 있는 송중기. 이날 방송에서도 여러 번 두 작가를 언급하며, 존경심과 감사함을 전했다.
송중기는 “김원석 작가님께서 유시진의 명예로움, 애국심, 책임감, 이런 것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얘기해주셨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정말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원적 작가님의 얘기를 듣고는 결코 가볍게 보이면 안 되는구나 느꼈다”라고 말했다. 특히 3회 엔딩 ‘그럼 살려요’ 대사에 대해 “작가님들의 맛깔나는 대사를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잘 살리고 싶어서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 힘 주지 말고 빼고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상남자 유시진의 명장면이 탄생했다.
그런가 하면, 이응복 감독은 송중기가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를 죽이고 오열하는 장면에 대해 극찬했다. 이 감독은 “그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진에 불이 안 붙더라”면서 “악조건 속에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송중기 씨가 아기처럼 우는 모습에서도 감동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나의 롤모델, 우상이자 전부였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강모연을 더 사랑하니까 그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낸 이유를 전했다.
무엇보다 유시진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멋진 남자였기 때문. 송중기는 유시진에 대해 “최고의 판타지다. ‘현실에 이런 남자가 있을까? 같은 남자지만 정말 멋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송중기는 송혜교와 멜로 호흡이 좋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송송 커플’로 불렸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촬영 외적으로도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고 배려해줬다.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중기의 부상 투혼도 집중 조명됐다. 연기 욕심이 많은 송중기는 액션신을 자신이 소화하고 싶어했다. 그러다가 그만 14회 주차장 액션신에서 부상을 당하고 만 것. 송중기는 제작에 차질을 주고 싶지 않아서 2주 만에 촬영장에 복귀했다. 이응복 감독은 “12회 아구스 저택 내부에서 찍었던 장면은 사실 전부 다 다친 후 찍은 것이다”고 밝히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 액션을 했다. 송중기의 연기력은 엄청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송중기의 고문신도 부상 후 찍은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실제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의 빅보스로, 유시진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장난도 잘 치고, 유머러스했다. 또한 막내 배우, 스태프 등을 챙기면서는 상남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태양의 후예’ 출연 배우 및 스태프들이 송중기에 대해 “배려심 깊고 예의 바르다”고 칭찬을 쏟을만 했다. 송중기는 유시진이 “판타지”라고 했지만, 실제의 그가 더 멋있었다. 무엇보다 송중기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태양의 후예’의 이 같은 신드롬은 불가능했을 것. 드라마 속에서도, 실제도 송중기는 영웅적인 존재였다.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라는 극 중 송중기의 대사가 계속 떠오른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2 ‘태양의 후예’ 스페셜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