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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폿@이슈] 고구마 ‘굿미블’, 이진욱♥문채원 케미가 다했다

김지현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지현 기자] 멜로는 사이다, 복수는 고구마였다. 남녀 배우의 케미는 폭발하는데, 대본이 이를 바쳐주지 못하니 자꾸 엇박자가 난다. 초반에 보여 준 흡입력을 유지했다면 좋았겠지만, 20회를 가까스로 채운 문희정 작가의 호흡은 벅차 보였다. 특히 후반부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워 보일 정도다.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지난 19일 20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내내 비극을 암시하던 드라마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마지막 회 스토리는 버라이어티 했다. 폭발물의 파편이 뇌에 박혀 시한부 삶을 사랑가던 차지원(이진욱)이 살아남은 대신, 스완(문채원)이 백은도(전국환)의 총에 맞고 죽은 것이다. 문 작가는 여기서 또 한번 이야기를 비틀었다. 스완이 죽음을 가장한 채 먼저 태국으로 떠나 현지에서 차지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태국에서 생존 여부를 확인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며 결혼을 약속했다.

이야기에 반전에 반전을 둔 이유는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였을 터. 그러나 지나치게 어수선해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반작용을 낳았다. 죽음을 앞둔 남자의 복수와 절실한 사랑을 그린다는 애초의 기획의도가 무색하게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에서 슬픈 감정을 이입하기는 힘들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무리수를 둔 상황이 연이어 연출된 것이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신드롬적인 인기를 모은 KBS2 ‘태양의 후예’와 동시간대 맞붙으면서 3~4%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쓴 맛을 봤다. 대진운이 나빠도 너무 나빴던 것. 특히 당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태국을 배경으로 한 주요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갈등의 중심축이 될 차지원과 민선재(김강우)의 이야기가 박진감 넘치게 전개됐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배경을 지닌 차지원이 살인 용의자로 전락하는 과정이 빠른 속도로 그려졌고,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스완과의 인연 등이 시청자의 흥미를 돋웠다.

이처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방송 초반에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기대를 선사했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힘을 잃으면서 ‘태양의 후예’의 종영 효과를 완벽히 흡수하지 못 했다. 경쟁작이 사라지면서 시청률이 2~3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태양의 후예’ 후 차기 시청 드라마를 선택하지 못한 부동층은 끌어들이지 못 했다. 흡입력이 약한 탓이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차지원의 복수가 답답할 정도로 더디게 그려지면서 이야기는 늘어져 갔다. 통쾌함을 선사할 강렬한 복수신은 마지막회에 겨우 등장했다. 복수 보다 멜로에 치우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복수가 탄력을 받았다면, 이들의 러브 스토리는 더 빛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진욱, 문채원의 케미는 빛이 났다. 스완을 바라보는 차지원의 절절한 눈빛은 애절함을 더했고, ‘깡’이 넘치지만 오직 한 남자 밖에 모르는 문채원은 스완 캐릭터 그 자체였다. 악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김강우는 우정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민선재의 내면을 치열하게 표현했다. 기로에서 안절부절하는 민선재의 거친 욕망을 섬세하게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절대악을 담당한 전국환의 연기는 그 자체로 카리스마가 넘쳐 압도적이었다.

한편 ‘굿바이 미스터 블랙’ 후속으로는 황정음, 류준열 주연의 ‘운빨로맨스’가 방송된다. 오는 25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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