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대세 배우 황정음과 류준열의 만남은 옳았다. 두 사람은 풋풋하고 귀여운 연기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매력을 살렸다. 다만 전작의 캐릭터가 조금은 보인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 사람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지난 25일 베일을 벗은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 첫 방송답게 캐릭터 설명에 집중하며, 두 주인공 심보늬(황정음)와 게임 회사 CEO 제수호(류준열)가 계속해서 얽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심보늬와 제수호의 첫 만남은 카지노장이었다.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생 심보늬. 몇 달치 아르바이트비를 못 받은 그는 사장을 찾아다녔다. 마침내 사장을 발견한 심보늬는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런데 사장 옆에 제수호가 있었다. 제수호는 구정물을 뒤집어썼지만, 심보늬의 사과도 받지 않고 차갑게 떠났다. 이후, 심보늬와 제수호는 우연히 다시 만났다. 심보늬는 미안한 마음에 제수호에게 부적을 선물로 줬다.
세 번째 만남에서 심보늬와 제수호의 악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심보늬는 친구의 부탁으로 제수호의 게임 회사 제제의 시연회를 돕게 됐다. 퇴사한 직원들이 걸어놓은 암호를 풀어야 하는 것. 마침내 심보늬는 해독에 성공하고 일은 잘 풀리는 듯했지만, 영상이 잘못 상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수호는 토끼 탈을 쓴 심보늬가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보늬는 제수호와의 육탄전 끝에 자신의 얼굴을 숨기는 데 성공했다.
심보늬가 온갖 알바를 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녀에게는 2년간 식물인간으로 있는 동생 보라가 있는 것. 심보늬는 동생의 생명이 위급해지자, 2년 전 자신을 도와준 점술가를 찾아갔다. 보라가 교통사고가 나고 망연자실해 있는 심보늬 앞에 나타난 점술가. 그는 심보늬가 부모에 이어 동생까지 죽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생을 살리는 법을 알려줬고, 심보늬는 절박한 마음에 이를 이행했다. 덕분인지 동생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때부터 심보늬는 미신을 맹신했다.
점술가는 이번에 동생을 살리고 싶으면, “호랑이 띠 남자와 하룻밤을 자라”고 말했다. 이에 심보늬는 호랑이띠 남자를 찾아다녔다. 제정신에는 힘들기 때문에 술을 마시고. 우연히 심보늬와 제수호는 또 만났다. 심보늬는 언제 태어났냐고 물었고, 제수호는 “1986년생 호랑이띠다”고 답했다. 이에 눈을 번쩍 뜬 심보늬. 두 사람의 아찔한 하룻밤이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됐다.
심보늬 역을 맡은 황정음은 한 회만에 팔색조 열연을 펼쳤다. 황정음은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로 시선을 강탈했다. 후반부 만취 연기로 정점을 찍었다. 동생을 생각하며 눈물 연기를 펼칠 때는 연기력이 폭발했다. 심보늬의 가슴 아픈 사연이 황정음의 연기력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극에 대한 흥미와 몰입이 배가됐다.
황정음의 코믹 연기와 밝고 씩씩한 캐릭터는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심보늬가 훨씬 사연 많은 캐릭터. 황정음의 눈물 연기는 ‘비밀’에서 보여준 모습과 비견될 것으로 보인다. 심보늬의 사연에 공감하면, 더 이상 김혜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츤데레적인 매력과 말투 등이 정환과 비슷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이는 ‘정환’에 대한 인상이 강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MBC ‘운빨로맨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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