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나라가 어지럽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다.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킨 메르스 사태. ‘낭만닥터 김사부’의 팩트폭행이 그때 그 분노를 상기시켰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 공포가 재연됐다.
돌담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의 기침이 심상치 않았다. 40대 남성이 중동을 방문했던 사실을 안 동주(유연석)은 메르스라고 직감, 재빨리 응급실을 폐쇄하고 환자를 격리시켰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비상상황이었다. 김사부(한석규)는 발 빠르게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보건소 직원은 이미 퇴근한 후였고,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는 현실 불가능한 대책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무능한 정부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김사부는 “컨트롤 타워란 것들이 왜 말귀를 못 알아 처먹어!”라며 언성을 높였다.
안일한 정부 때문에 골든타임은 흘러갔고, 긴박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는 의료진들만 발을 동동 굴렀다. 자신이 메르스 환자들과 함께 격리됐다는 사실을 안 다른 환자들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겁나는 건 의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수간호사(진경)의 말은 유독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늑장 대응하면서 더 많은 감염자를 낳은 메르스 사태. 이는 드라마 속 내용이 아니라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현실 고발이 유독 씁쓸함을 자아내는 이유다.
한편 국내 메르스 감염자 수는 186명 사망자 수는 38명이다.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으며 3차에 이은 4차 감염까지 속출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10대 환자와 임신부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이와 같은 메르스의 확산에도 정부는 감염자가 경유하거나 확진됐던 병원명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 논란을 키웠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