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의식에서 깨고 가장 먼저 든 생각 ‘설마’였죠.”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강원래, 김송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1996년 강원래와 구준엽의 클론은 전국을 ‘쿵따리 샤바라’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클론은 단 한 번의 방송으로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로 뛰어올랐고 당시 대만에서 제일 많이 팔린 해외 음반 기록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한국 가수 최초로 유료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강원래가 지난 2000년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클론 활동도 멈췄다. 강원래는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춤꾼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강원래는 “의식 돌아오고 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설마’였다. 진짜 내가 못 걷나, 진짜 내가 대소변 못 가리나,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아닐 거야, 나을 거야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원래는 “이게 현실로 느껴진 게 4~5개월 지난 다음에 다리 만져보고, 바늘로 찔러보고, 꼬집어보고였다. 그때부터 짜증도 많이 났다. 일주일 동안 내가했던 나쁜 짓 다 반성했다. 용서해달라고, 낫게해 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강원래의 지옥 같은 재활 기간 동안 힘이 돼 준 것은 아내 김송이었다. 2003년 결혼한 강원래, 김송 부부는 8번에 걸친 시험관 수술 끝에 지난 2014년 6월 11일 첫 아들 김선을 가졌다. 강원래는 아들 얘기만 나오면 폭풍 미소를 지으며 아들 바보 면모를 드러내기도.
김송은 “사람들이 입양하라고 쉽게 얘기했다. 왜 힘들게 시험관 임신을 하냐고 하더라”라며 “나는 남편(강원래) 때문에 아기를 갖는 게 꿈이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강원래는 “클론이란 이름을 평생 갖고 가고 싶다. 우리의 실력을 물려줄 만한 아이들을 찾아서 클론이란 이름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클론이란 이름이 가장 듣기 좋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구준엽 역시 “할아버지가 돼서 ‘마카레나’ 같은 것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꿈을 전했다.
이날 강원래는 한 강연에서 “병신이란 얘길 들으며 엉엉 울었다. 내가 세상을 부정적으로 대하면 세상도 나를 부정적으로 대한다. 내가 긍정적으로 대하면 그 배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반겨준다”라고 희망을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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