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시카고 타자기’ 전생도 현생도, 결국 모든 비밀의 중심에는 유아인이 있었다.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진수완 극본, 김철규 연출)는 1930년과 2017년, 두 개의 시대를 오간다. 두 시대의 연결고리는 인물들의 전생과 현생, 시공간은 다르지만 전생과 현생 모두 묵직한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만은 꼭 닮아 있다. 그리고 두 시대 모두 이토록 중요한 비밀의 중심에는 유아인이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1930년의 서휘영(유아인)은 나른한 눈빛의 글쟁이다. 의사가 될 수 있는 안락한 삶을 버리고, 시대에 저항하는 글을 쓰고자 했던 문인. 하지만 조선총독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누군가의 말대로 “싸구려 연애소설”만 쓰는 남자. 지금껏 ‘시카고 타자기’ 전생시대 속 유아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두 비밀을 감추기 위한 서휘영의 위장이었음이, 5월 12일 방송된 9회에서 밝혀졌다.
알고 보니 서휘영은 조국 독립을 위해 모인 조선 청년들의 수장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를 제외하곤 아무도 그의 진짜 얼굴을 몰랐다. 그의 ‘싸구려 연애소설’은 청년들이 거사를 위해 주고 받는 암호였다. 비밀을 숨기기 위해 필연적으로 다면성을 드러내야 하는 인물 서휘영. 유아인은 전혀 느낌으로 서휘영의 다면성을 그렸다. 나른함은 사라지고, 날카로움이 가득 채워진 눈빛은 형형하게 빛났다.
2017년 스타작가 한세주(유아인)가 슬럼프에 빠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내 집에는 유령이 산다”는 한세주의 비밀을 아는 사람도 없다. 이 두 가지를 아는 유일한 존재는 진짜 유령 유진오(고경표)뿐. 그리고 이들은 전설(임수정)과 관련된 또 하나의 비밀을 공유하게 됐다. 현생까지도 전설의 삶을 흔든 전생의 사건. 그 시발점이 한세주의 전생 서휘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한세주는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유아인은 섬세한 표현력으로 한세주의 감정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혼란과 놀라움. 이날 한세주가 겪어야 했던 감정의 진폭은 이토록 넓었다. 지금껏 자신이 비밀의 중심인지 몰랐기에, 자신이 품고 있는 비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몰랐기에 한세주가 느꼈을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유아인은 흔들리는 목소리와 눈빛,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 같은 한세주의 마음을 보여줬다. 유아인의 눈빛과 표정을 따라갈수록 시청자의 몰입도도 올라갔다.
전생에도, 현생에도 비밀의 중심에는 유아인이 있었다. 그리고 엔딩에서는 강렬한 느낌으로 시청자의 심장을 뒤흔들기까지 했다. 시청자가 ‘시카고 타자기’ 속 유아인이 자꾸만 궁금하고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tvN ‘시카고 타자기’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