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오하니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그들은 일제와 다르지 않았다.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소록도와 한센인의 삶을 재조명 했다.
이날 제작진은 일제 강점기 시절 소록도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추적했다. 일제는 한센병 환자의 정관을 잘라버리거나 자궁을 적출했다.
한센병은 유전이 안 되는 질병이라 이 같은 행위는 그야 말로 만행이었다. 이 때 한센병 산모의 태아가 담긴 유리병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제작진은 해방 이후에도 유리병이 만들어졌다는 제보를 받았다. 한센병 환자의 머리가 담긴 사진을 본 주민은 “내가 아는 사람이다”라며 정확히 이름을 밝혔다. 다른 주민도 같은 이름을 댔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주민마저 같은 성 씨를 기억했다.
해방 이후 소록도 해부실에서 일했던 직원은 태아 표본이 섬사람들에게 출산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즉 일제의 만행인줄만 알았던 강제 낙태가 광복 뒤에도 오랫동안 이어진 것이다.
제작진은 해방 이후 소록도에서 강제 낙태와 정관 수술 등을 당한 피해자를 실제로 만났다. 강제 낙태 수술을 당한 할머니는 “임신하면 까마귀가 까마귀 낳지(란 말을 들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또 다른 피해 할머니는 제작진 앞에서 진술을 하다 “이제 그만 물어봐 달라. 가슴이 답답해 진다”며 고개를 저었다.
제작진은 취재 중 이보다 끔찍한 사실을 접했다. 섬 주민은 “지금은 돌아가신 옆집 할머니가 겪은 일이다. (강제 낙태 후에) 아기를 끄집어내서 병에 탁 담아서 나중에 (엄마한테) 보여주더라. 그 분 표현이 (눈이) 뒤집혀서 까무러쳤다더라”고 혀를 찼다.
제작진은 정관 수술을 당한 피해자도 만났다. 소록도에서 벌어진 정관 수술은 복구도 힘들게 정관 자체를 아예 끊어버렸다. 놀랍게도 피해 할아버지는 1990년대 강제 정관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제작진이 놀라 “90년대에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소록도는 다른 세상이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고 답했다.
오하니 기자 newsteam@tvreport.co.kr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