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이래서 ‘남궁민 남궁민’ 하나보다. 특별출연이지만, 남궁민의 존재감은 주연 김래원, 박신혜를 뛰어 넘었다. 제 몫을 모두 차지하고도 그 이상의 감정을 폭발하며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에서는 남해, 남달의 아버지 남바람(남궁민 분)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남바람은 궁핍한 형편에 두 아들의 치료비까지 책임지느라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두 아들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남바람은 낮에는 주차관리,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뛰었다. 그러나 여유는 결코 찾아오지 않았다. 이미 빌린 돈을 독촉 받았고, 두 아들이 입원한 병원 원무과에서도 체납을 요구했다. 그래도 두 아들을 보며 기운을 냈다. 더 열심히 뛸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남달이 긴급 수술을 받게 됐다. 원무과 직원은 수술을 저지했다. 밀린 병원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 다행히 집도의 유혜정(박신혜 분)과 홍지홍(김래원 분)의 도움으로 남달은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남바람 앞에는 더 많은 체납액이 기다렸다. 병원 협력 센터에서는 “고아에게는 병원비를 지원해줄 수 있는 혜택이 있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었다. 반복되는 생활이 나아질 기미가 보여지지 않자 남바람은 결단을 내렸다.
남바람은 잠든 두 아들을 바라보며 “포기하는 게 아니다. 너무 사랑해서 그러는 거다”며 자살을 결심했다.
병원 옥상으로 올라간 남바람. 때마침 남바람에게 병원비 해결문제를 의논하러 갔던 유혜정이 뒤따랐다. 자신을 멈춰 서게 한 유혜정에게 남바람은 “애들이 병원비 때문에 눈치를 보면서 치료받는다. 그게 얼마나 힘든 건줄 아느냐”며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우리 애들 너무 예뻐서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데 내가 해줄게 없다. 나 너무 힘들다. 핑계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너무 잘됐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혜정은 “치료비 때문이라면 방법을 찾았다, 취재를 해준다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아빠가 자기들 치료비 때문에 죽은 걸 알면 애들 인생이 어떻겠느냐”고 만류했다.
남바람 역을 맡은 남궁민은 오열했다. 2회분에 걸쳐 나오는 특별출연일 뿐. 하지만 남궁민은 극을 중심에서 이끌었다. 그리고 다정한 아빠, 현실 부침에 괴로워하는 아빠, 사랑하는 아이들을 두고 자살을 결심하는 아빠까지 다양하게 표현했다. 자칫 로맨스로 무게가 실렸던 ‘닥터스’에 남궁민의 부성애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SBS ‘닥터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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