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목숨을 내건 사랑은 이뤄졌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독을 들이켰고, 여자는 남자를 위해 모진 시간을 견뎠다. 그렇게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남자는 돌아섰다. 축 쳐진 어깨와 방향을 잃은 눈동자, 무거운 발걸음, 뻥 뚫린 가슴을 부여잡은 채.
지난 2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에서 4황자 왕소(이준기 분)와 해수(이지은 분)의 사랑은 더욱 확고해졌다. 왕소는 해수가 전한 국화차를 마신 후 쓰러졌다. 그 차에는 독약이 담겼기 때문.
왕소는 자신 때문에 해수가 음모에 휘말릴 것을 우려, 참고 마셨다. 결국 피 토하며 해수 품에 안겨 정신을 잃었다. 서둘러 왕소는 옮겨졌고, 그 자리에 남아있던 해수는 독살 혐의를 받았다. 해수는 고문을 당했고, 옥에 갇혔다. 처형 위기에 몰렸다.
8황자 왕욱(강하늘 분)은 그런 해수를 보는 것 조차 안타까웠다. 해수의 가녀린 손을 잡고 위로했다. 하지만 해수는 왕욱에게 오히려 왕소 걱정을 뱉어냈다. 왕욱은 마음이 아팠지만, 또 감춰야만 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왕소는 왕욱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해수의 누명을 벗겨줄 수 있는 건 왕욱이라고 했다. 그리고 “해수를 구하려고 마셨다. 독이 든 걸 모르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연화까지 마셔서 알려졌다”며 이번 사건을 저지른 진범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곧이어 왕소는 해수를 찾았다. 피폐해진 해수는 그런 왕소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게다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독이 든 차를 마셨다는 사실에 절절한 마음이 커졌다. “제가 뭐라고 그렇게 구십니까. 그럼 제가 점점 황자님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며 왕소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마음속으로만 토해냈다.
왕욱 역시 해수를 위해 뭐든 해야 했다. 진범을 찾기 위해 나섰지만, 하필 여동생 황보 연화(강한나 분)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연화는 자신과 어머니의 운명을 언급하며 왕욱을 압박했다. 해수를 연모하느라 황제를 포기한 것을 책망했다. 결국 왕욱은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진범 찾기를 포기했다.
결국 왕욱은 해수에게 다가설 수 없게 됐다. 자신의 외면으로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했다. 오상궁(우희진 분)은 해수 대신 죄를 뒤집어썼고, 처형장에 올랐다. 해수는 황제(조민기 분)에게 석고대죄하며 오상궁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하늘도 억울했던 것일까. 폭우가 쏟아졌고, 해수는 온몸으로 비를 맞았다. 그 모습에 가장 마음 아픈 건 왕욱. 자신도 모르게 해수를 향해 걸었다. 그러나 곧 자신의 죄를 떠올리며 걸음을 옮겼다. 해수는 자신에게 등을 보인 왕욱 때문에 슬픔이 배가됐다. 그 순간 왕소가 등장했고, 비를 맞으며 해수에게 우산이 돼줬다.
왕소와 해수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만 봐야하는 왕욱은 절망했다. 위로해주고 싶지만 손도 제대로 잡을 수 없고, 사랑하지만, 곁에 설 수조차 없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했다. 왕욱의 눈빛은 애처로웠고, 폭우보다 더 강한 오열이 쏟아졌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SBS ‘달의 연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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