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김희원, 그는 그냥 ‘못매남(못생겼지만 매력적인 남자)’이 아니라 멜로도 되는 못매남이었다.
9일 오후 11시 40분에 방송된 KBS2 ‘2016 KBS 드라마 스페셜 ‘한여름의 꿈'(손세린 극본, 조웅 연출)에서는 미혼부 황만식(김희원)이 16살 어린 다방 종업원 장미희(김가은)와 짧지만 깊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만식은 비록 미혼부이지만, 딸 예나(김보민)를 향한 부성애가 각별했다. 호적에 올리지 못 해 어린이집도 가지 못 하는 예나를 위해서 베트남에서 새엄마를 구할 정도.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베트남 새엄마와의 결혼은 불발됐다.
때마침 자신이 구해준 장미희(김가은)에게 예나의 엄마 행세를 부탁했다. 미희는 빚을 갚아준다는 만식의 제안에 솔깃해 소원을 들어줬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되면 도망칠 생각이었고, 만식이 2000만 원을 다방에 지불하자 짐을 쌌다.
미희를 엄마로 생각하는 예나의 방해에 부딪혀 만식과 한 집 살이를 하게 된 미희. 그녀는 이웃사람들의 따뜻함과 만식의 착한 심성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자신을 엄마라 철석같이 믿는 미희에게도 모성애를 느꼈다.
하지만 만식의 사촌동생인 권찬형(이강욱)의 반응에 미희는 실망감에 휩싸였다. 자신이 다방 종업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찬형에게는 창피함을, 거짓말한 만식에게는 배신감을 느꼈다. 그녀는 아픈 몸을 이끌고 만식의 집을 나섰다.
미희는 자신을 붙잡는 만식에게 “나 지금 왜 아프냐고요. 여태 아무렇지도 않던 게 왜요. 이게 다 아저씨 때문이에요”라며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미희의 마음을 깨달은 만식은 용기를 내어 “나 하나만 물어봐. 난 미희한테 잡으러 온 사람이여. 데리러 온 사람이여”라고 물었다.
미희는 그대로 만식을 떠났지만, 만식은 미희가 혼인 신고서를 고쳐 쓴 사실을 알고는 이것이 데리러 온 사람임을 의미한다고 확신해 미희를 찾으러 향했다. 해피엔딩이 예상되는 밝은 분위기가 드리워졌다.
만식 역의 김희원은 ‘딸 바보’인 미혼부의 순수함과 미희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차마 내색할 수 없는 남자로 빙의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안타까우면서도 응원하게 만드는 김희원의 연기력은 압권. 작품에서처럼 나이 차이가 큰 김가은과의 호흡도 무리없이 느껴졌다. 김희원은 ‘한여름의 꿈’을 통해 그냥 못매남에서 멜로 못매남으로 거듭났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KBS2 ‘한여름의 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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