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미씽나인’이 생각지 못했던 인간의 민낯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중이다. 무인도에 떨어진 이들의 본모습은 놀랍고 차갑고 때로는 예상보다 따뜻하기도 하다.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손황원 극본, 최병길 연출)은 비행기 추락이라는 갑작스런 재난과 한정된 공간인 무인도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를 조망한다. 단순한 인간의 생존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 이 드라마는 조난자들이 처음 무인도에 떨어진 순간부터 극한의 위기를 맞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이기주의자와 이타적인 인물 등 다양한 인물의 변화와 인간군상이 담겨 있다.
특히 무인도를 탈출할 유일한 동아줄 보트를 두고 함께 탈출할 두 사람을 고르던 최태호(최태준)의 모습을 시작으로 ‘미씽나인’ 속 캐릭터의 성향과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 이타적인 인간의 표본…서준오·라봉희
라봉희(백진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타적인 성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손수 식량을 구해오는 것은 물론.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도 바다 속에서 캐리어를 찾아와 무리를 챙겼다. 또 다른 섬에 고립돼 더 위험해진 상황에서도 “나 혼자 사는 게 사는 거야?”라는 라봉희의 대사는 혼자서 탈출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이타심을 엿볼 수 있다.
무인도 표류 첫날, 마냥 뺀질대고 불평만 하던 서준오(정경호)가 위급한 상황에서는 동료들을 우선으로 챙기는 모습에서 그의 진짜 본성을 만날 수 있다. 그는 한밤중에도 “보트 잃어버리고 여기서 평생 살아도 상관없어, 사람이 중요하지”라며 봉희와 소희(류원)를 구해야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태호를 끝까지 내치지 않도록 사람들을 설득시키며 리더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 이기주의자 최태호, 사람으로 인해 변한 윤소희
자신 때문에 고립된 두 사람을 향해 누구보다 냉정한 모습을 보인 최태호. 살기위해 무자비한 본성을 드러낸 그가 도망쳤다 돌아온 이후에는 약자의 입장으로 얼굴을 바꿔 무리에 복귀하는 모습을 통해 추악한 인간의 끝을 확인할 수 있다.
초반 윤소희도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남의 죽음은 신경 쓰지 않는 이기적인 성향을 보였다. 모두를 믿지 못했던 그녀는 자살시도까지 했던 바. 자신을 구해준 라봉희를 유일하게 신뢰하며 최태호와 달리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인간의 양심…정기준·하지아·이열
무리를 위해 희생한 봉희를 구하려고 윤리적인 도리를 내세운 정기준(오정세), 사람부터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 이열(박찬열), 남자친구인 최태호에게 주먹을 날리면서까지 의리를 지키려는 단호함을 보인 하지아(이선빈). 기준과 지아는 준오, 봉희처럼 모두가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최태호를 죽여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는데서 차이점을 드러냈다.
◆ 심리의 변화…황재국·태호항
황재국은 보트를 타고 나가자는 최태호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이기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남은 이들을 배신하지 못하고 양심을 따랐다. 반면 태호항(태항호)은 최태호와 함께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윤소희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에는 그의 협박에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겁을 먹었다.
이처럼 ‘미씽나인’은 극한의 상황에서 변화하는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무인도 내부에서의 생존과 탈출 이후의 이야기를 한 치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층 깊이 있는 시선으로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미씽나인’이 앞으로 어떤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지 기대감이 더해진다.
한편 지난 6회 방송에서는 최태호가 또 다른 생존자로 돌아왔음이 밝혀졌다. 이어 7회에서는 최태호와 기억을 찾은 라봉희의 치열한 진실공방이 펼쳐질 것을 예고, 두 사람의 증언이 어떤 양상을 드러낼지 궁금증을 더했다. ‘미씽나인’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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