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보이스’ 김재욱이 안방극장을 공포로 물들였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차원이 다른 악역의 탄생이다.
26일 방송된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마진원 극본, 김홍선 연출) 12회에서 잔혹한 살인마 모태구(김재욱)의 실체가 드러났다.
모태구는 정마담(윤지민) 살인혐의로 쫓기는 남상태(김뢰하)와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남상태의 협박에 모태구는 “벌써 이렇게 주인을 못 알아보고 짖어대네”라며 차갑게 분노했다. 이어 남상태를 레스토랑으로 불러 잔인하게 포크로 손등을 찍었다. 고통스러워하는 남상태를 앞에 두고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잔인한 미소까지 띄우며 “우리 형 벌벌 떨게 만든 무진혁(진혁)이 보고싶다”며 “형이 느끼는 쓸데없는 감정이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감정만 도려내면 인간은 상상도 못할 만큼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은형동 사건으로 자신을 쫓는 무진혁과 강권주(이하나)를 죽일 계획도 차분히 세웠다. 남상태에게 “무진혁을 유인해 죽이면 원하는 자유를 주겠다”고 명령하는 한편 판타지아 사건 이후 은밀히 성운통운 뒷조사중인 강권주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만나자고 불러내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피가 담긴 욕조안에서 생각에 잠긴 모태구의 의미심장한 표정은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대한 궁금증까지 증폭시켰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모태구는 살인한 시체와 대화를 나누고 신체 일부분을 수집하는가 하면 피를 받은 욕조에 몸을 담글 정도로 잔인한 성향의 역대급 싸이코패스. 특히 김재욱은 보는 이들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여유로운 표정으로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싸이코패스에 섹시함과 우아함을 더하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역대급 악역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이런 엽기적인 설정까지 찰떡같이 소화하는 김재욱의 하드캐리는 이미 범인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감정만 도려내면 강해진다”는 대사처럼 김재욱은 모태구의 감정을 배제함으로서 공포감을 높인다. 차갑게 분노하고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미소 짓는 여유로움, 극과 극을 오가지 않는 차분하고 담담한 태도는 역설적으로 현실감을 불어넣고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대신 클로즈업되는 눈빛 안에 잔혹한 광기를 담아내는 섬세함과 팽팽하게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텐션을 자유자재로 풀었다가 당기는 치밀함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한편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이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OCN ‘보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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