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독세치’ 하석진은 ‘츤데레’였다. 시시콜콜 계약직을 무시하고 차갑게 보였던 하석진이 ‘폭탄’ 고아성을 다시 회사에 다니게 하고 기회를 주며 상사의 비리를 바로잡고자 고군분투하는 등 ‘원칙주의자 뇌섹남’의 면모를 보여주며 반전을 선사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새 수목극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 박상훈) 4회에서는 서우진 부장(하석진 분)이 똘끼 충만한 계약직 은호원(고아성 분)을 여전히 무시하는 듯 하면서도, 사실상 호원이 하지나 대리(한선화 분)보다 일을 잘 하도록 돕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는 과정이 펼쳐졌다.
동시에 자신의 오른팔로 호원을 사용하며 원칙에 따라 업무를 하며, 자신도 경쟁자 박상만 부장(권해효 분)을 저격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안겼다. 우진은 사내 전체 메일로 상만의 추태와 비리를 고발해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호원을 구해준다. 사사건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며 호원을 구박해왔지만, 찬반 투표에서 호원을 지지하고 심지어 신입사원을 영업팀으로 보내면서까지 호원을 마케팅팀에서 일하게 한다.
우진은 본격적으로 호원을 조련한다. 부서 회의에서 아무런 업무도 주어지지 않자 온라인 마케팅을 맡아보고 싶다고 대차게 말하는 호원을 쏘아보며 “그럼 어디 한 번 해보든가”라고 기회를 주었다. 호원이 하청업체에 문전박대를 당하고 우진에게 이를 보고했을 때에는 “이상하다고 나한테 신고하지 말고, 해결방법을 찾아오라고. 담당자 하는 일이 그런 일 아닙니까?”라며 호원이 담당자로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 내도록 채찍질을 했다.
덕분에 우진은 호원이 꼼꼼하게 챙긴 자료를 바탕으로 임원들 앞에서 마케팅 외주사를 재검토하자는 프리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해 내며 회사 발전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우진은 무능력한 외주사를 정리하기 위해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한다. 우진은 자신을 찾아 온 하청업체 대표에게 “늦게 와서가 아니라 찾아와서 심기 불편합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언뜻 보면 하청업체에 함부로 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이 하청업체 대표가 본부장의 조카로 일을 제대로 안 하면서도 인맥으로 자리를 유지하던 것. 게다가 과거 우진이 수석으로 입사했던 전 직장에서 낙하산으로 입사해 우진의 지원부서를 가로챘던 인물이라는 것까지 밝혀지며 보는 이들을 흥미진진하게 했다.
본부장의 은근한 압력에 우진은 “회사에 이익이 안 되는 파트너사와는 손발 맞추고 싶지 않습니다. 본부장님 조카여서 우대하고 협력해야 됩니까?”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심지어 “이건 엄연한 부당거래입니다”라고 본부장에게 직접 말하며 원칙주의자로서의 속내를 점차 드러낸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하석진은 능력제일주의자처럼 보였던 서우진의 반전 매력까지 제대로 소화하며 폭발하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눈에 힘을 주고 냉소를 머금으며 캐릭터를 완벽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은근히 고아성을 챙겨주는 마음이 드러나는 말과 행동으로 따뜻함을 지닌 ‘츤데레’로 완벽히 빙의한 것은 물론이고, 프리젠테이션 장면에서는 ‘뇌섹남’의 면모까지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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