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앵커님에 대한 건 다 기억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잊고 싶지 않아요.”
김동욱을 향한 문가영의 수줍은 고백. 2일 방송된 MBC ‘그 남자의 기억법’에선 기억을 잃은 하진(문가영 분)이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정훈(김동욱 분)의 보듬는 장면이 그려졌다.
앞서 하진은 유명작가의 작품에 앵커 역으로 발탁됐으나 캐스팅 권한이 없었던 감독에게 모멸을 당한 바.
만취한 하진은 정훈을 앞에 두고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싸 보여? 그렇게 별로야? 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냐고”라 토해냈다.
이에 정훈은 “감독님은 무슨. 순 양아치 같은 새끼. 작가 앞에선 꼼짝도 못하면서 뒤에선 협박이나 하고. 그런 놈을 왜 신경 써. 그 드라마 꼭 하고 싶다며. 그럼 해야지. 너 원래 그런 스타일 아니야?”라며 하진을 달랬다.
하진은 “앵커가 막 그렇게 욕해도 돼?”라며 놀라워하면서도 “드라마는 할 건데 반말은 안 할래. 앵커님도 하지 마요. 설레서 안 되겠어”라고 새침하게 덧붙였다. 그제야 정훈은 “우리 이럼 안 돼요. 후회할 테니까. 어쩜 나보다 하진 씨가 더”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하진이 혼란스러워한 것도 당연지사. 이 와중에 정훈과 태은(윤종훈 분)이 친구 사이로 밝혀지면 하진은 크게 놀랐다.
“혹시 알고 있었어요? 내 기억에 문제 있었다는 거. 그래서 유 선생님한테 상담 받았다는 거 알고 있던 거예요?”란 하진의 질문에 정훈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한테 잘해준 거예요? 내가 불쌍해보여서?”란 물음엔 “아니요. 동정한 적 없어요. 내가 누굴 동정할 입장이 아니에요. 하진 씨가 동정 받을 상황도 아니고”라고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하진이 알게 된 건 정훈이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하진은 “전에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친한 친구가 아무것도 잊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 그 말이 잊히지 않더라고요. 이제야 수수께끼가 좀 풀린 거 같아요”라 말했고, 태은은 과거 제 실언을 깨닫고 한탄했다.
결국 태은은 정훈에 “솔직히 불안해. 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될까봐. 만약에 서연이 기억해내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잖아. 둘이 만나지 않았으면 해. 후회할 일 만들지 마”라고 조언했다. 정훈은 “나도 하진 씨가 다치는 거 원치 않아. 걱정하지 마”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훈과 하진 사이엔 여전한 연결고리가 존재했다. 새 작품에서 앵커 역을 맡게 된 하진이 정훈에게 연기지도를 받은 것. 이를 위해 보도국을 찾은 하진은 정훈을 구박하는 철웅(이승준 분)에 귀여운 응징을 가하며 통쾌함을 자아냈다.
정훈 모 미현(길해연 분)과 식사도 함께했다. 미현은 밝고 싹싹한 하진에 호감을 보였다.
정훈의 지도를 받는 동안 하진은 그에 대한 관찰일기를 빼곡하게 적은 바. 우연히 이 관찰일기를 보게 된 정훈은 눈에 띄게 동요했다.
오해하지 말라며 눈치를 보는 하진에 정훈은 “오해 안 해요. 화도 안 났고. 난 그냥 이런 상황이 불편해요. 내 병 때문에 하진 씨가 눈치 보고 신경 쓰는 거. 내 병 오래 된 거고 나한테 익숙한 일인데. 그러니까 억지로 애쓸 필요 없어요”라고 차갑게 말했다.
이에 하진은 “애쓴 거 아니에요. 솔직히 앵커님 병 알았을 때 이제 나도 앵커님에 대해 알게 됐구나 싶었는데 더 어려워졌어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모든 기억을 끌어안고 사는 게 어떤 심정일지”라고 털어놨다.
이어 “다른 건 몰라도 앵커님에 대한 건 다 기억하고 싶거든요. 아무것도 잊고 싶지 않아요”라 덧붙이며 수줍은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핑크빛 기류도 잠시. 미현이 불시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 남자의 기억법’의 전개가 다시금 혼란을 맞았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그 남자의 기억법’ 방송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