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명가가 만든 사극은 다르다. 드라마 ‘역적’이 배우나 시청자들에게나 ‘인생드라마’를 선물하며 그 막을 내렸다.
1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에선 길동(윤균상)의 영웅담, 그 마지막 페이지가 그려졌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김지석)이 폐위된 가운데 장녹수(이하늬) 역시 궐에서 쫓겨났다. 연민을 감추지 못하는 길동에 장녹수는 “죽고 사는 것 역시 내가 선택할 것이야. 길동아, 넌 내게 빚진 것이 없다. 네가 날 예인이라 불러준 후로 나는 더 이상 창기가 아니라 예인이 되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후 장녹수는 성난 백성들이 있는 저잣거리로 나갔고, 그들의 돌팔매질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연산군의 경우 폐위 후 귀향에 보내졌다. 위에서 군림하는 길동을 보며 그는 “네놈이 내게 보이고자 한 것이 이것이었느냐. 그래, 웃어라. 날 마음껏 조롱하고 기뻐해라”며 이를 갈았다. 그러나 이도 잠시. 연산군은 돌무덤에 갇힌 장녹수를 보며 절규했다.
연산군의 귀향생활은 비참했다. 더구나 반정 배후엔 최측근들이 있었던 바. 이에 길동은 “이제 당신 곁엔 아무도 없어. 당신은 단 한 사람도 진짜 당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했어. 폭력과 두려움으론 고작 제 곁에 있는 사람도 설득하지 못해. 왜인지 아는가. 폭력은 겁쟁이들이 쓰는 것이거든. 누가 겁쟁이를 믿고 따르겠는가”라 일갈했다.
그럼에도 연산군이 “내 정치는 성공할 수 있었다”라 주장하자, 길동은 “당신이 한 건 정치가 아니라 그저 겁쟁이의 몸부림이었지”라고 일축했다.
길동의 이 한 마디는 연산군을 다시금 광기에 빠트리며 최후로 이끌었다. 결국 백성들의 승리. 길동은 여기에 사랑과 가족이라는 최고의 선물도 받았다.
이날 가령은 “날 처음엔 그냥 어린 동생으로 생각했잖아. 내가 언제부터 여자로 보였어?”라며 오랜 궁금증을 털어놨다. 이에 길동은 “언제부터 임자를 내 마음에 담았는지는 기억하지. 임자가 내 옷깃을 꼭 잡고 잠들었을 때, 그때 알았어. 내가 평생 아껴주고 지켜줘야 할 사람이란 걸”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그는 “가령아, 사랑해”라며 가령에 입을 맞췄다.
영웅담과 로맨스를 완벽하게 엮어낸 해피엔딩. 지난 30회의 긴 항해 동안 ‘역적’은 스타일리쉬 한 연출과 속도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출연 배우들 역시 매회 이어지는 호연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들으며 시너지를 발휘, 극의 순항에 기여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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