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와 송승헌의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박은령 극본, 윤상호 연출) 24회에서 사임당(이영애)과 이겸(송승헌)이 현실을 잊고 금강산에서 예술로 공명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비록 어미의 삶을 선택하며 금강산을 떠난 사임당이었지만, 그래서 두 사람의 시간은 더욱 아련하고 아름다웠다.
중종(최종환)의 밀명을 받은 민치형(최철호)에 의해 납치된 사임당은 멸문지화 위기 속에서 아이들만이라도 살리려는 휘음당(오윤아)에 의해 목숨을 구했다. 사임당을 구하기 위해 산채로 달려갔던 이겸은 치열한 혈전 끝에 민치형을 처단했고, 목숨을 잃어가는 민치형에게 “전하께서 사임당과 너의 목숨을 원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당장 궁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겸은 중종 앞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심지어 중종의 칼을 맨손으로 막고 중종의 목에 칼을 겨누기까지 했다. 세자(노영학)의 읍소로 목숨은 구했지만 역적으로 몰려 쫓기는 신세가 됐다.
휘음당의 두 아이를 무사히 피신시키고 양류공동체를 해산시킨 사임당은 내연녀 주막집 권씨(김민희)를 집까지 들인 남편 이원수(윤다훈)의 만행에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의 말에 힘을 얻어 금강산으로 떠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던 사임당 앞에 이겸이 나타났다. 금강산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자던 어린 시절의 약조를 지키게 된 두 사람은 예술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사임당은 “공의 손을 잡고 이대로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어미의 삶을 선택했고, 후회하지 않겠다. 가슴 시리도록 사랑했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함께 그렸던 그림을 불태운 후였다. 남겨진 이겸은 사임당을 부르짖으며 눈물 흘렸다.
운명적인 첫 만남을 시작으로 평생을 걸쳐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쳐온 사임당과 이겸의 금강산 행은 한 폭의 그림 같았던 영상미와 어우러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금강산에서 제약을 모두 벗어버린 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사임당과 이겸의 모습은 현실에서 고조되는 위기 상황과 대비되며 비현실적인 아련미를 자극했다. 특히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켜켜이 쌓아온 감정의 깊이를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아련하고 아름다웠던 금강산에서의 조우와 달리 사임당과 이겸을 둘러싼 환경은 첩첩산중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긴장감 넘치는 60분을 만들었고, 현실은 안개속이다. 그동안 악의 축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던 민치형이 사망하고 휘음당은 사임당과 화해했지만, 중종은 절대 악역으로서의 위엄과 포스를 드러내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비익당과 양류지소가 폐쇄된 상황에서 사임당과 역적의 신세가 된 이겸이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절정으로 치닫는 위기를 타계할 방법을 두고 각종 추측도 오가고 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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