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SBS ‘핸섬 타이거즈’를 보고 있으면, 만화 ‘슬램덩크’가 떠오른다. 약체팀이었던 북산고의 드라마틱한 성장과정에 빠져들듯, 아마추어 최강자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연예인 농구팀에 시청자들이 매료되고 있다.
‘핸섬 타이거즈’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로는 모델 문수인을 꼽을 수 있다. 선수 출신 아닐까 오해할 만큼 매 경기 에이스로 활약했고, 그 결과 실검 1위와 별명 ‘릅수인(르브론 제임스+문수인)’을 얻었다.
최근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문수인은 자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첫 방송 전까지 이 정도로 제가 주목받을 줄 몰랐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방영될 뿐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는 본방송으로 챙겨볼 때마다 감정이 벅차오른다고 고백했다. 감독 서장훈부터 팀 동료들, 나아가 코트를 찾아준 팬들의 반응 때문.
“촬영 때는 경기에만 집중해서 다른 데 신경 쓰지 못했거든요. TV로 보면서 제 모습보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과 목소리 하나하나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울컥하더라고요.”
현재 자신의 삶에서 ‘핸섬 타이거즈’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문수인. 그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 다음은 문수인과 일문일답
Q. 경기도교육청과의 경기에서 집중 견제당하는걸 보면서, 주목도가 남달랐다는 걸 느꼈다.
– 그분들의 수비전략이었을 뿐이다. 그때를 떠올리면 견제가 너무 심해서 힘들었다. 이를 극복하려고 정말 열심히 뛰었다.
Q. 경기도교육청을 꺾고 첫 승한 기분이 어떤가?
–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43일간 매진한 결과를 처음 보여주는 날이었는데, 결실을 잘 맺은 느낌이었다.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Q. 그런 만큼, 고려대 ZOO와의 경기가 아쉬웠을 것 같다.
– 박빙이었는데, 당시 상대팀 한 분(이진규)이 ‘그 날’이었다. 뭘 해도 슛이 다 들어가던 경기였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는다.
Q. 대회 직전 부상을 당했었는데, 지금 몸상태는 어떤가?
– 아킬레스 건초염 판정받고 나서 꾸준하게 치료에 전념해왔고 지금은 괜찮다.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심한 부상을 당한 적이 없었는데, 그때 너무 아찔했다. 대회를 코 앞에 두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경기에 뛰어야 하는 불안감이 앞섰다.
Q. ‘핸섬 타이거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감독님이 서장훈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끌렸다. 그리고 연락받기 전에는 슬럼프에 빠져 일이 없었던 때였다. 지상파에서 방영되면 어쩌면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하겠다고 결정했다.
Q. 당시 슬럼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농구하다가 인중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치료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공백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게 멈췄다.
모델계는 트렌드가 빨리 바뀌기 때문에 재빠르게 따라가야만 한다. 그래서 활동하는 게 어려워졌고, 슬럼프에 빠졌다. 그럼에도 농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치료 후 다시 농구를 시작했고 ‘핸섬 타이거즈’까지 이어졌다.
Q. 멤버들 중 일부는 연예인 농구리그에 같이 활동한 것으로 안다.
– 상윤이 형, 지석이 형 등은 농구리그로 알고 지냈지만 정식으로 손발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생들은 ‘핸섬 타이거즈’ 이전에는 한 번 도 만난 적이 없었다.
Q. 꿈에 그리던 서장훈 감독 밑에서 뛰어본 소감이 어땠나.
– 어렸을 때부터 존경했던 분을 실제로 본다는 마음에 심장이 뛰었다. 감독님이 제작발표회 당시 프로그램 취지 및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각오를 첫 만남서 이야기하셨기에 나 또한 선수처럼 임했다.
방송에선 무섭게 나오셨으나, 친절하신 분이다. 농구에 대해 많은 팁을 전수해주셨고, 회식 자리에서는 인생 이야기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다. 도움이 많이 됐다.
Q, ‘핸섬 타이거즈’ 멤버들 중 가장 실력이 향상된 사람은?
– 전체적으로 늘었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강)경준이 형이 많이 발전한 게 보였다. 그리고 차은우다. TV에서 보인 대로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동생이다.
Q. 농구는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는지?
– 농구 자체가 좋았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중학생 때는 학업과 병행하면서 3대 3 대회에 나가 우승도 많이 경험했다. 그렇다 보니 농구선수 제의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선수로 성공한다는 게 매우 어려운 지 잘 알았기에 거절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당시 집안 경제사정이 어려워서 포기한 걸로 오해하셨다.
‘핸섬 타이거즈’ 방송 후 어머니가 농구선수 안 시켜서 미안하다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셨다. 그래서 나 스스로 선수를 할 생각 없었다고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답장했다. 요즘에는 누구보다도 좋아해 주신다.
Q. 체대로 진학한 이유도 농구와 연관이 있는 것인가?
– 학창 시절 때부터 운동하는 걸 좋아했고, 잘했기에 선택했다. 농구의 영향도 어느 정도 미친 건 사실이다.
Q. 체대와 모델은 정반대 길인데, 진로를 바꾸게 된 이유가 있었는지.
– 학교 생활이 나와 맞지 않았다. 그래서 1학년 1학기 마치자마자 입대했다. 전역을 앞두고 무엇을 해야 하나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 주변에서 모델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캐스팅돼 시작했는데, 그때가 23, 24살 즈음이었다.
모델이 되기 전에는 연예 기획사들이 운집한 강남 일대는 나와 상관없는 지역이었는데, 또 다른 세계를 만난 느낌이었고 흥미가 생겼다.
다만, 모델 일을 하게 되면서 농구할 시간을 줄여야만 했다. 모델 체형을 만드는 데 불필요한 근육들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핸섬타이거즈’에 모든 걸 다 쏟아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Q. 농구인, 모델이 아닌 인간 문수인은 어떤 사람인가?
– ‘핸섬 타이거즈’에서 살짝 공개된 내 일상대로다. 농구할 때와 달리 느릿느릿한 부분이 많고, 덜렁대는 면도 있다. 그래서 방송을 보고 조금 의외라고 하신 분들도 있었다. (웃음)
Q. 현재 문수인의 정체성은 어느 쪽인가? 농구선수인가, 모델인가?
– 요즘 약간 혼란스럽다. (웃음) 첫 방송 전에는 대회를 준비하는 농구인이었고, 지금은 반반이다.
Q. ‘핸섬 타이거즈’ 이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
– ‘핸섬 타이거즈’가 공식 팀은 아니지만, 모두 방송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은 분위기다. 그래서 이 멤버로 계속 활동하자는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엇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다. 모델 일을 계속하겠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정하려고 한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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