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시간순삭’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연출, 영상미, 스토리, 연기 어느 하나 빈틈이 없었다. 배우 김혜수, 주지훈, 그리고 장태유 PD가 의기투합한 ‘하이에나’는 계획이 다 있었다.
‘하이에나’는 정글보다 더 정글 같은 사회에서 머릿속엔 법을, 가슴속엔 돈을 품은 변호사들의 물고 뜯고 찢는 하이에나식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1일 첫 방송에서는 정금자(김혜수 분)가 이혼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대편 변호사 윤희재(주지훈 분)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첫 방송부터 호평이 이어진 가운데, 방송을 보지 못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봤다.
Q. 기존 법정물과 다른 ‘하이에나’만의 특별함이 있어?
A. 확실히 있다. 그리고 독특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서 장태유 PD가 언급했듯, ‘하이에나’는 법정물을 표방한 캐릭터물이다. 그래서 두 인물의 생존방식에 초점을 맞췄고, 법을 잘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장 PD의 전작인 ‘별에서 온 그대’에 버금가는 독특한 연출이 ‘하이에나’만의 또 다른 장점이다. 첫회 1부에서 정금자와 윤희재를 이어준 빨래방 장면은 가슴 설레게 하는 멜로 분위기를 유발해 선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로 예측했던 흐름을 완전히 깼다.
그러다 2부인 법정서 재회하는 순간부터 악연으로 뒤바뀌며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금자의 뒤통수에 충격받은 윤희재의 표정과 이를 360도 회전해서 담은 카메라 구도는 코믹만화스러운 느낌을 안겨줬다.
Q.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와 주지훈의 만남, 어땠어?
A.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열연을 펼쳤다. 이래서 ‘믿고 본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김혜수가 맡은 정금자는 ‘타짜’의 정마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근성과 치밀한 계획, 사이다 같은 언변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윤희재를 배신하면서 한마디 날린 “우리가 헤어지는 날이라는 거?”는 빵 터뜨렸다.
정금자를 연기하면서 드러난 김혜수의 또렷한 대사 전달력과 익살스러운 표정, 상대에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 여기에 윤희재를 무장해제시킨 외모 모두 빛났다.
주지훈 또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그가 분한 윤희재는 엘리트 변호사지만 화초 같이 자라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정금자에게 뒤통수 맞고 충격에 빠진 표정은 짠내와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면서도 정금자가 다칠까 봐 걱정이 담긴 카톡 메시지 전송은 그의 귀여운 면모를 부각시켜 또 다른 재미를 줬다.
두 배우 이외 윤희재의 동기 가기혁 역의 전석호도 첫 회부터 눈에 띄었다. 윤희재에게 스스럼없이 넉살을 피우는 모습이나 티키타카를 방불케 하는 코미디 합도 재미요소였다.
Q. ‘하이에나’, ‘스토브리그’ 만큼 흥행할 수 있을까?
A. 함부로 속단할 수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했기 때문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보여줬던 장태유 PD의 감각적인 영상미와 허를 찌르는 연출, 김혜수와 주지훈을 필두로 한 출연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력, 여기에 힘을 불어넣는 신인작가 김루리의 필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첫회가 끝난 후 바로 공개된 2회에선 정금자에게 한 방 먹은 윤희재의 반격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혜수는 “시청률 20%를 넘으면 게다리춤을 추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는데, 첫회 시청률은 7.7%, 10.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순조로운 출발을 기록했다. 지금 기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공약이행을 충분히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하이에나’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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