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지난 16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할 수 없게 된 제작진이 마련한 외국인 이웃들의 한국살이 특집이 공개됐다.
MC들은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가 될 것 같다”며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한국살이를 보여주는 포맷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기존 포맷으로 돌아오겠다”고 소개했다.
한국살이를 보여준 외국인은 덴마크인 시슬과 미국인 크리스 존슨, 멕시코 출신 크리스티안이었다. 외국인 판 ‘나혼자 산다’가 완성됐다.
이날 방송을 보지 못한 동료 기자들의 물음에 답해 봤다.
Q. 외국인들의 일상은 어땠어?
A. 한국 생활 1년 6개월 차 시슬은 외모부터 집 모든 게 화보 같았어.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법한 집에서 사는 그는 멕시코 요리인 과카몰리에 김치를 섞어서 아침을 해결했어. 덴마크인 답게 집에서 ‘휘게’를 즐기는 모습은 지난해 말 한국을 다녀간 덴마크 친구들을 연상케 해 그리움을 자아냈지. 특히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모습은 ‘나혼자 산다’ 무지개 회원 경수진을 떠올리게 하더라고.
한국 생활 10년 차인 크리스 존슨은 코로나19로 자녀들을 어딘가 맡기지 못하게 된 학부모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어. 그에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이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온전히 집에서 딸들과 시간을 보내게 됐어. 웃긴 건 아이들이 아빠가 미국인인데도 ‘영어 울렁증’이 있다는 거야. 한국을 극도로 사랑하는 두 딸 때문에 영어 수업은 크리스에게 상처만 남겼어.
한국 생활 5년 차인 크리스티안은 유부남 외국인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인 ‘빛나는’ 솔로였지. 혼자 살기에 상당히 넓은 집에 사는 모습으로 “크리스티안 성공했네” 소리까지 들은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칼리모초’라는 멕시코 칵테일을 여유롭게 마시며 또다시 유부남들의 부러움을 샀어. ‘집돌이’ 크리스티안의 일상은 VR이 80%를 차지하는 듯했어.
Q.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체험과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일상은 어떤 차이가 있어?
A.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처음 방문할 때는 사전정보, 경험지식이 제로(0) 상태에 가깝다 보니, 날것의 반응을 보는 게 흥미로웠다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서는 한국을 향한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고, 한국인처럼 돼가는 외국인들에게서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생기는 것 같아.
소녀시대 팬으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시슬은 아침 식사로 멕시코 요리 과카몰리를 만들면서 김치를 섞어 넣어 유별난 ‘김치 사랑’을 드러냈고, 또 한방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몸을 푸는 모습을 보여줬어. “한국인 다 됐네”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더라. 크리스 존슨의 두 딸은 아빠의 영어 질문에 한국어로 답해 아빠의 속은 뒤집어놨지만, 한국인으로서 두 딸의 한국 사랑이 마냥 예쁘더라고.
Q.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포맷, 계속해도 괜찮을까?
A. 코로나19 사태가 어서 끝나서 다양한 외국인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후 달라진 위상의 한국을 경험하고 돌아가서 널리 알려주길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늦어진다면 지금의 포맷도 괜찮은 것 같아. 외국인들이 스튜디오에 나와서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나라와 비교해 토론하는 모습은 자주 봤지만 그들의 특별할 것 없는 한국살이를 담는 건 처음이 아닐까 싶어.
외국인의 성격, 직업, 국적에 따라 다를 거고, 한국 체류 기간에 따라서도 한국살이의 모습은 각양각색일 거야. ‘나혼자 산다’의 글로벌 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일상을 보며 대리 힐링할 수 있고, 엉뚱한 모습에선 배꼽도 잡을 수 있고,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이 새로 나오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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