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고(故) 유상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는 ‘국가대표’를 주제로 꾸며져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가 출연했다.
이날 이찬원이 영화 스케줄로 자리를 비운 이이경을 대신해 일일 MC로 출격했다. 지석진은 이찬원을 반갑게 맞이했고, 그의 로제 떡볶이 맛에 “너 가수 할 때가 아니다. 셰프를 해야한다”며 감탄했다.
게스트로는 2002 한·일 월드컵 주역인 이천수가 함께했다.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자부한 그는 과거 MBC ‘무한도전’의 ‘못친소 페스티벌’ 출연에 대해 “은퇴 후 인지도를 올리려고 출연했는데, 내가 생각보다 잘 생겨서 못친소에 안 어울리더라”고 말해 지석진의 반발을 샀다.
이찬원은 “축구선수 시절 퇴장만 70번 이상 당했다던데”라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에 이천수는 “대부분 말 때문에 퇴장당했다. 심판의 판정이 이상하면 바로 달려들었다”면서 “FIFA에 낸 거 빼고 한국 축구연맹에만 7,500만원 벌금으로 냈다. 내가 벌금왕”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베컴, 호나우지뉴와 3대 스카우트 선수로 이름을 올렸던 이천수는 과거 스페인으로 진출했으나 언어 장벽으로 인해 팀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고. 그는 “당시 기자들이 ‘골 언제 넣을 거냐?’고 물었다. ‘공은 줘야 넣죠’라고 안 해야 할 말을 한 거다. 언론을 기다려주지 않았고, 불화설을 제기해 결국 한국 돌아오게 됐다”고 전했다.
이천수는 2002년 국가대표 발탁에 대해 “내가 잘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발탁된 거 아니다. 히딩크가 대학축구를 보러 왔을 때, 골을 잘 넣으면 눈에 들 줄 알았다. 4골 넣었는데 국가대표 팀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은 아니라고 인터뷰를 하더라. 어린 마음에 축구를 그만둬야하나 좌절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실력을 증명한 이천수는 목표했던 국가대표에 합류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포루투칼전’을 꼽았다. “4강에 오른건 선수들의 노력과 국민들의 응원의 힘도 물론 있지만, 히딩크의 역할이 컸다”고 밝힌 그는 월드컵 비하인드를 전했다.
“원래 우리의 목표는 16강 진출이었다”는 이천수는 “16강 이후 선수들이 해이해졌다. 그 모습을 보고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두고 욕했다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욕은 다 했다. 그래서 이태리전에 나가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랑이 선배 홍명보에게 “명보야 밥먹자”고 반말을 하는 등 그야말로 ‘악동’이었던 이천수는 JTBC ‘뉴스룸’에서 돌연 은퇴 선언을 했다. 당시 구단으로부터 2년 계약 연장을 제안받은 상황이었다고 밝힌 그는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 그만두고 싶었다”면서 “바쁜 아내를 대신해 딸을 등원 시켜주면 낯설어 하면서 울었다. 뭐가 중요한가 생각이 들더라”며 가족을 위한 결심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애가 셋인데, 아쉽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 웃음을 선사했다.
이천수는 “국가대표는 자부심”이라며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눈물난다. 애국가가 나오면 못 할 것이 없다”고 뜨거웠던 2002년을 회상했다. 이어 그 시간을 함께 했던 고(故) 유상철에 대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알았다. 전날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일 월드컵 당시 폴란드 전에서 쐐기골을 터트리며 4강 신화를 썼던 유상철은 지난 2019년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지난 2021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이천수는 “암 진단 후 ‘치료를 받아야지 계속 지도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유상철의 생일이자 가장 중요한 시합 날, 시합은 이겼고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 때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보내주기엔 업적이 큰 분이다. 축구 팬들이 너무 빨리 잊지 않아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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