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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조재현 피해자 더 있다”…’PD수첩’, 아직 끝나지 않은 미투 폭로 [종합]

김가영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가영 기자] ‘PD수첩’ 측이 김기덕, 조재현의 미투 피해자들과 추가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폭로한 피해자들은 현재 2차 피해에 괴로워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들이 등장해 두 사람에게 당한 일들을 폭로하며 충격을 안겼다.

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거장의 민낯, 그후’ 편이 꾸며졌다. 김기덕 감독은 검찰에 출두하며 “22년 동안 23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그런 감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무자비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어 김기덕 감독은 피해자들에게 “은혜를 이렇게 아프게 돌려주는 것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의 모습에 공황장애가 왔다고. 그의 지인은 “자기네 가족이 인격살인을 당하고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는 말을 했다. 친구가 그 기사를 보고 숨이 넘어가면서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 하더라. 며칠 동안 목소리도 안나오고 공황장애, 수면제 약을 다시 먹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여배우 C씨는 당시 김기덕,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문을 계속 두드렸다. 결국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 H씨 역시 폭로를 했다. 그는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저에게 ‘조심해. 조용히해. 밖에 아무도 몰라’, 움직이면 ‘그럼 다쳐’ 평온하게 얘기하는 거다. 너무 본인은 평온하다. 이 사람이 마음 먹고 힘을 쓰거나 하면 내가 정말 다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특히 기자들 앞에서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고 방송에 나온 만큼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제 나름대로 인격을 가지고 굉장히 존중하면서 배우, 스태프를 대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말은 달랐다. 김기덕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였던 피해자 D는 “(김기덕 감독이)멀리서 이름을 부르더라. 그래서 달려갔다. 감독이 부르니까 촬영 중에 시킬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달려갔다. 해변이었다. 앉았더니 다짜고짜 ‘나랑 자자’. 저도 ‘네?’ 그랬다. 내가 너무 놀라서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이었다. 그때 자기 잘한다. 연애잘한다. 쉽게 생각해서 자자. 사귀자가 아니라 한번 자자고 했다. 마음에 들면 또 자고 섹스파트너를 하자고 했다.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당황하더라.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덕 감독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촬영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쉬려고 하면 오토바이 소리가 났다. ‘얘기 좀 하자’고 하더라. 할 얘기가 뻔하지 않느냐. 그러면 동생들이 알아서 ‘언니 없다’고 하면 안 간다. 앞에서 기다리더라”고 폭로했다.

김기덕 감독의 이런 모습들은 잘 알려졌다고. 피해자 D는 “각오를 하고 가든 거지같이 하고 가든 눈에 띄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지금에 와서 불거진 사건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유명 여배우 E 역시 폭로를 했다. 여배우 E는 “김기덕은 여배우를 소품으로도 안 보는구나. 저한테 반바지에 손을 넣는고 그런 거야 말해야 소용이 없다. 김기덕 방식은 딱 그거다”고 밝혔다.

김기덕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는 ‘PD 수첩’을 보고 “그거보다 더 하다. 그분들 나와서 얘기한 것은 수위가 조절된 것 아니냐.스커트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배를 주무르거나, 가슴을 만지거나. 아니면 자기가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라고 하고 강제 키스 정도까지 진행이 되고. 김기덕 감독하고는 그걸 별거 아니라고, 관행이라고 생각한다. 신인 연기자들이 얼어있으면 몸을 풀어주면 긴장이 풀리지 않냐고. 크게 생각 안하더라”고 분노했다.

한 스태프는 “영화 스태프 한 명에게 추근댔다. 스태프들이 다 알 정도로 추근덕댔다. ‘사귀자’는 말을 했다. 그래서 제가 감독님께 ‘결혼을 했냐’고 물었더니 미혼이라고 얘기했다. 미투 터지고 보니까 이미 결혼을 해서 딸이 있는 상황이더라”고 말했다.

여배우 C는 폭로 당시 “김기덕, 조재현이 가진 힘을 두려워하더라. 그 여자 배우들을 오히려 우습게 만들어버릴 힘을 가지고 있더라. 다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기덕의 법적 대응 이후 여배우 C의 건강 상태 역시 급격히 안 좋아졌다고. 그의 친구는 “고소 당하니까 몸이 또 안좋아졌다. 빨리 건강 회복하고 일어나야 반론을 하는데.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명숙 변호사는 “다행히 아직은 A, B, C 여배우가 누군 지 잘 알려져 있진 않다. 신분이 잘 보호되어 왔다. 그런데 방송 이후 ‘내가 다 공개되는 게 아닐까’, ‘검찰이 과연 내가 진실이라고 하면 잘 믿어줄까’,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까지 내야하는 것 아닐까’ 그런 불안함, 불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여배우 C의 친구인 톱배우 K는 여배우 C씨에게 성폭행 이야기를 들었다고. K는 “악명은 엄청 높았다. 자자했다. 이 동생도 그 피해자 중 한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도 정말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재일교포 여배우 F씨도 인터뷰를 했다. F는 “‘PD 수첩’ 방송을 봤다. C라는 분이 불쌍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이구나, 나만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조재현 씨가 피해자가 얘기하는 80%는 진실이 아니라고 했다. 제가 봤을 땐 사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재현의 성폭행 피해로 정신병원까지 격리됐다는 F는 이후 이성을 만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F는 “저는 약을 많이 먹었다. 아이도 못 낳을 것이다. 제가 그때 말을 했다면 조재현이 배우를 못했을 수도 있는데. 그럼 피해자들도 안 생겼을 수도 있는데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조재현의 변호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 강제적인 성폭력은 없었다고 했다. 자기 자체가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이를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 H는 “제가 일 당한 당시에 용기를 내지 않았어서 그 이후에 더 많은 피해가 있지 않았을까 죄책감이 들고 그것을 이번에도 놓치면 안될 것 같아서 호소를 했다”고 말했다.

일반 회사원이었다는 피해자 H는 친구의 제안에 술자리를 함께하게 됐다. 그곳에는 남자들만 있었다고. 피해자 H는 기획사 사장 옆에 앉게 됐고 자리를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고. 그 안엔 유명 남자 배우들이 있었고 조재현도 있었다고.

조재현은 화장실을 가는 피해자 H를 따라가서 강제로 키스를 했다는 전언. 피해자 H는 “‘조용히 해’, ‘다쳐’라고 했다. 이 사람이 마음 먹고 힘을 쓰거나 하면 내가 정말 다치는 거구나, 다치겠구나. 머리를 때리거나 정말 오만 상상이 들었다. 그분은 이미 바지를 벗은 게 느껴졌다. 떨어지면 키스를 하고 옷을 벗기려고 하는 것이 심할 것 같았다. 가슴을 만지고 그런 것 보다 더 큰 일을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안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H는 자리를 탈출했다고.

H는 “한동안 문을 다 잠그지 않으면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 방광염을 1년 넘게 달고 살았다. 그 공간이 너무 무서웠다. 누군가 강압적으로 나를 밀고 들어갔을 때 내가 무책임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고소했다. 이선경 변호사는 “가해 당사자가 굉장한 권력자이기 때문에 무서워서 몇년 동안 꾹 참고 있다가 용기를 다 끌어내서 말했다. 원래 남아있는 힘이 별로 없었다. 그러니까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무서워할 수 있다. 그걸 노린다. 피해자들이 겁 먹고, 수사헤 협조를 안하고 ‘기억이 잘못됐다’는 얘길 하길 바란다. 그래서 자기 명예가 훼손되거나 그런 걸 회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약을 먹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신분이 밝혀질까 걱정을 하고 있다.

‘PD수첩’ 측은 폭로를 해준 피해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저희는 그분들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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