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전혜진은 굳게 닫힌 새장을 벗어나 진짜 자아를 찾을 수 있을까.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업계 최고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이사로 시크하고 우아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송가경(전혜진). 극 초반, 유니콘의 대통령 후보 검색어 조작 사건에 일조했고, 이로 인해 배타미(임수정)가 부당 해고를 당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냉정한 면모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KU그룹의 회장인 시어머니 장희은(예수정)의 지시를 불복하지 못하는 가경을 향한 “어쩐지 미워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던 바. 지난 방송에서는 그녀의 화려한 프로필에 가려졌던 진짜 속사정이 베일을 벗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KU그룹에서 만든 노트북 이름 하나. 배터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가경의 비참한 상황을 낱낱이 보여주는 단초가 됐다. 가경의 친정이 문제를 일으킨 배터리를 제조하는 업체였던 것.
KU그룹의 이미지에 누가 됐다며 언성을 높이는 장회장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하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가경의 모습은 다 가진 것처럼 보였던 그녀가 실은 삶을 겨우 버티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었다.
가경은 처음으로 장회장의 지시에 반기를 들었다. “니네 집안이 친 사고는 니가 수습하라”면서 실검에서 노트북을 내리라는 장회장의 지시에 “그럴 수 없다”고 답한 것. 이후 유니콘의 나인경(유서진) 대표 앞에서도 “실검이랑 뉴스는 손대지 마세요”라며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다.
KU그룹이라는 새장 안에 갇혀 장회장의 뜻대로 꼭두각시처럼 살고 있는 가경이 앞으로의 전개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처음으로 기대감을 품게 된 순간이었다.
가경과 포털 업계에서 함께 일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KU 사람 되기 전에 송가경은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라던 타미의 기억. 그리고 “더 옛날엔 더 좋은 사람이었다”는 차현(이다희)의 추억 속에서 반짝거리던 가경은 어쩌면 그녀가 지닌 본연의 모습일 터.
정략결혼과 집안 사정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던 가경을 향한 시청자들의 깊은 이해와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꿈이 무어냐는 장회장에게 “사라지는 거요”라고 답해 보는 순간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가경.
기댈 곳 하나 없이 외롭고 메마른 삶을 버티고 서서 “너는 왜 자아가 있니?”라는 질책에 대꾸조차 하지 못했던 그녀가 과연 굳게 닫힌 새장의 문을 열고 진짜 자아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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