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매주 수, 목요일 안방극장에 따뜻한 힐링을 선사했던 ‘다시 만난 세계’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스페셜 ‘다시 만난 세계’(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제작 아이엠티브이/이하 ‘다만세’) 39회, 최종회 분은 시청률 6.2%, 7.0%(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다시 만난 세계’ 마지막 회에서는 해성(여진구)이 소멸 된 후, 다시 돌아왔던 해성으로 인해 기적처럼 소중한 시간을 보낸 정원(이연희)과 친구들, 동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해성과 호방(이시언)은 해외로 도피하려던 ‘양경철 살인사건’의 진범 박동석(강성민)을 붙잡아 범행을 자백 받았고, 드디어 해성은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었다. 이후 차사고로 해성을 죽게 만들고, 아들 태훈(김진우)의 죄를 덮고자 해성에게 누명을 씌운 차회장(박영규)은 해성을 찾아와 눈물로 사죄했고, 해성은 결국 차회장을 용서했다.
무엇보다 동생들에게 자신이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고백했던 해성은 “우리 슬퍼하지 말자. 살인자 동생이라는 응어리 풀고 웃는 모습 볼 수 있어서 좋아”라고 담담하게 말한 후 동생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이어 친구들과도 슬프지만 행복한 기념사진을 남기는가 하면, 어느새 돈독해진 민준(안재현)과도 진하게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특히 해성은 사랑하는 정원과 소멸하기 전 마지막을 함께 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란히 앉아 대화했던 큰 나무 아래에서 해성은 정원에게 청혼하듯 반지를 끼워줬던 터. 하지만 정원이 감동하는 순간, 해성의 몸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이제 시간이 된 것 같아. 처음부터 지금까지 널 사랑했어. 정원아 나 기억해. 사랑해”라는 말과 함께 해성은 사라지고 말았다.
1년이 지난 후 해성을 추억하러 큰 나무 아래를 다시 찾은 정원은 “남은 사람들은 네가 돌아와서 보냈던 그 시간들 덕분에 모두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라며 파리에서 돌아와 유명한 셰프가 된 민준, ‘5남매 식당’을 열심히 운영하는 동생들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이어 “난…니가 선사해준 기적과 행운 속에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어. 매일매일 니가 그립다. 보고 싶다. 해성아”라는 정원의 독백과 맞물려 마치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웃고 있는 해성의 모습이 비춰지면서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 감동과 위로를 안겼던 ‘다만세’가 남긴 것들은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배우들 눈부신 도약
여진구는 죽은 후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몸과 마음은 19살인 미스터리한 청년 성해성 역을 맡아 무결점 연기를 펼치며 ‘하드 캐리’로 극을 이끌었다. 환생해서 돌아와 혼란스러워하는 감정부터, 능청스러우면서도 개구쟁이 같고,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정의로운 성해성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연희는 해성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감내하고, 당차게 살아가는 해맑은 정정원 역을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또한 안재현은 친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감추고, 허당기와 엉뚱함이 가득한 레스토랑 셰프 차민준 역으로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개성파 조연들
‘다시 만난 세계’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살아 숨 쉬게 만든, ‘신구세대’ 배우들의 열연으로 더욱 빛났다. 재벌 회장답게 서슬 퍼런 독설을 내뿜었지만 사실은 부성애가 넘쳤던 박영규, 극 초반 다시 돌아온 여진구와 같은 존재로 등장,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안길강은 드라마를 묵직하게 이끌었다. 본능적인 코믹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시언, 재벌 아들이지만 순애보 짙었던 김진우, 생활력 강한 똑순이 김가은, 이시언과 맛깔스러운 ‘커플 케미’를 선사한 박진주는 드라마 곳곳에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여기에 싱글파파의 뚝심과 용기를 보여준 곽동연, 눈치가 하나도 없는, 생활 개그를 보여준 신수호, 똑부러진 냉혈남이 아닌 동생들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윤선우 등은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판타지+로맨스
죽음 이후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해성과 고등학교 시절 첫 사랑 정원, 동갑내기 소꿉친구들의 아름다고 달달한 로맨스를 담아낸 ‘다시 만난 세계’는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물이 아니었다. 해성과 같은 존재(안길강)가 죽기 전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을 풀기 위해 환생처럼 현세로 다시 돌아왔다는 특별한 설정은 범인을 추적하고 잡아내는 미스터리 수사 장르를 가미시켰다. 여기에 부모의 재혼으로 탄생한 5명의 남매가 보여준 따뜻한 가족애, 허당스럽고 엉뚱한 반전 사건들의 연속에서 비롯된 코믹과 유머러스함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를 이끌어냈다. 여러 가지 장르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웃음과 눈물, 감동과 위로를 오가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드라마가 탄생했던 셈이다.
이희명, 백수찬의 힘
‘다시 만난 세계’는 신선한 소재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시선을 끄는 이희명 작가와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 받는 백수찬 PD가 또 다시 의기투합,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 ‘미녀 공심이’ 이후 3번째로 손을 잡은 두 사람은 또다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안겨주는, 두 사람만의 색깔을 확고히 한 작품을 완성시켰다.
제작진 측은 “여진구와 이연희, 안재현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멋진 작품이 만들어졌다”며 “그동안 ‘다시 만난 세계’에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시 만난 세계’가 시청자들 가슴 속에 잔잔한 위로와 감동을 준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SBS ‘다시 만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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