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훈남정음’ (이재윤 극본, 김유진 연출, 몽작소·51K 제작)이 웃픈 사랑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얻고 있다.
주인공 훈남(남궁민)과 정음(황정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가며, 때로는 짠내나게 때로는 유쾌하게, 한 뼘씩 성장해 가고 있는 것.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
먼저 훈남은 출생에 대한 상처가 있다. 집안의 혼외 자식으로 어렸을 적, 남들과 다른 가정 환경으로 인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졌던 것.
가끔씩 찾아오던 아빠(강정도)의 손에 늘 들려있었던 장난감을 친구 삼아 외로움을 견뎌온 훈남이 현재 토이 갤러리 ‘공작소’의 관장으로 일하게 된 것도 성장 과정과 무관치 않다.
그런 그에게 더 큰 상처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이었다. 훈남의 어린 시절, 잠깐 볼 일을 보고 오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비웠던 엄마.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엄마의 불행했던 삶은, 사랑 때문이라고 믿게 됐다. 그때부터 훈남은 사랑을 믿지 않게 됐다.
집안 대대로 내려 오는 바람둥이의 피를 거부하기 위해 사랑과는 스스로 담을 쌓아왔고, 엄마처럼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고 싶지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았다.
정음 역시 아픈 상처를 지녔다. 그것은 바로 일방적인 이별 통보와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 정음의 엄마는 다이빙 선수인 딸을 위해 아픈 것도 숨기고 지내왔다. 믿었던 첫사랑에게서 일방적으로 날아 든 처참한 이별 통보를 받고 그 충격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딸의 경기를 보러 온 엄마 앞에서 정음은 물에 뛰어내리지 못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 버린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자책감에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정음. “씩씩하게 살아라”는 엄마의 유언을 따라 애써 밝게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물에 들어가는 것도,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는 것도 어렵다.
이렇듯 훈남과 정음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만나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있는 것.
엄마의 죽음이라는 공통 분모가 그 중 하나. 훈남과 정음은 강원도에서 1박 2일 중 엄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성격이 급해서 먼저 갔다”는 담담한 정음의 말에, 훈남은 씁쓸하게 공감하며 “나도 성질 급한 사람 한 명 안다”고 그만의 위로를 건넸다.
이후 훈남은 정음의 트라우마를 이해, 기꺼이 도와줬다. 제로회원 김소울(김광규 분)을 찾아간 낚시터에서 정음이 물 트라우마로 긴장된 모습을 보이자 자신의 품에 안으며 안정을 찾게 도와준 것. 그런 훈남의 마음을 알았는지 정음도 안심했고, 두 사람은 한층 가까워졌다.
두 사람이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랑을 믿지 않았던 훈남은 정음을 만난 뒤로 변하고 있다. 늘 무표정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웃음을 찾게 됐고, 질투를 하는 등 사랑이 주는 설렘을 알아가고 있다. 연애 이론이 아닌 마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고 있는 것.
정음 역시 마찬가지. 그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또 과거의 상처 때문에 사랑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훈남을 만나면서 용기를 내게 됐고,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훈남정음’ 관계자는 “훈남과 정음이 조금씩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돼가고 있다”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단순히 설렘을 주는 사람을 넘어 자신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는 존재다. 훈남과 정음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훈남정음’은 드라마 ‘탐나는도다’, 영화 ‘레드카펫’, 싸움’ 등을 집필한 이재윤 작가의 신작으로 ‘원티드’, ‘다시 만난 세계’를 공동 연출한 김유진 PD가 연출을 맡았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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