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고민시가 계엄군에 의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이도현이 41년 만에야 그와 마주했다.
8일 방송된 KBS 2TV ‘오월의 청춘’ 마지막 회에선 명희(고민시 분)의 유골을 찾고 절규하는 희태(이도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희태와 명희는 성당에서 둘만의 웨딩마치를 울렸다. 단정한 예복을 차려입은 희태는 명희의 손을 꼭 잡고는 “우리 앞에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어렵게 맞잡은 이 두 손 놓지 않고 함께 이겨낼 수 있길. 무엇보다 힘든 시련은 명희 씨 말고 저에게 주시길”이라며 혼인기도를 올렸다.
이에 명희는 울컥한 마음을 감추고자 “난 대충 섰는데”라 투덜거렸다. 그런데 명희가 결혼서약을 낭독하려는 순간 신부님이 들이닥쳤다. 그가 전한 건 현철(김원해 분)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현철의 주검을 앞에 두고 명희는 끝내 무너졌다. 현철은 ‘어쩌면 나의 삶은 항상 맨 앞에서 바람을 맞는 바람막이 같은 삶이었다. 행여나 너도 나 같은 바람막이가 될까, 모진풍파에 날개가 끊길까, 맨 앞에 서지 말라고 전전긍긍 널 붙잡기 바빴다. 네 날개는 그 정도 바람에 뜯기지 않는데. 오히려 그냥 뒀으면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을 텐데. 네 잘못도 아닌 일들은 묻어버리고 앞으론 자유롭게 살아라’란 내용의 편지를 남기는 것으로 슬픔을 더했다.
이런 상황에도 기남(오만석 분)은 눈엣가시 명희를 제거할 것을 명령했다. 다행히 정태가 나타나 명희를 구했으나 총상을 피할 순 없었다.
분노한 해령(심이영 분)은 동요한 기남을 향해 “이게 당신이 말한 가족을 위한 일이야? 당신 또 무슨 짓을 벌인 거야. 우리한테 손끝 하나 대지 마”라고 퍼부었다. 정태 역시 기남을 외면했다.
그러나 기남의 공격을 피한 뒤에도 명희와 희태의 시련은 이어졌다. 현철의 곁을 지키던 명수가 사라진 것. 그런 명수를 찾아 나선 명희는 계엄군의 공격에 끝내 쓰러졌다. 그리고 회중시계를 품에 안은 채로 눈을 감았다. 홀로 남은 희태는 명희의 실종 전단지를 배포하다 절규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2021년 현재, 희태는 대학병원 의사로 성장해 있었다. 어느덧 중년이 된 희태는 신부가 된 명수와 재회했다. 명수가 전한 소식은 명희의 유골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유류품 안에는 끝내 낭독하지 못한 혼인서약서가 있었다. 그 안엔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되어 흘린 눈물이 차올라도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간 희태는 명희를 향한 그리움에 극단적 시도를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던 바. 희태는 명희의 묘소에 ‘지나온 나의 날들은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음을, 41년간의 지독한 시간들이 오로지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게 주어진 나머지 삶은 당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열심히 헤엄쳐 볼게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는 것으로 여전한 사랑을 전했다.
그런 희태의 새로운 걸음을 담으며 ‘오월의 청춘’이 12회 짧은 항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오월의 청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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