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이휘향이 안방극장에서 보여준 세상 온갖 나쁜 엄마의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 때려본 뺨이 없는 37년 경력의 따귀 장인 이휘향이 박신혜부터 고현정에 이르는 ‘따귀 컬렉션’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냈는데, 이 모든 신에는 그녀의 연기 열정이 담겨 있어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
특히 이휘향에게 독하게 맞아본 안재모, 강세정, 성혁이 이휘향의 손맛을 증언함과 동시에 물오른 입담을 자랑하며 수요일 밤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시청률 역시 1부 동 시간대 1위, 수도권 기준 평균 시청률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해 의미를 더했다.
1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1부 5.7%, 2부 5.9%를 기록했다. 1부는 전체 프로그램 중 동 시간대 1위의 기록이며, 수도권 기준 1, 2부 평균 시청률도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독한 악녀 연기로 독보적인 ‘센 캐릭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휘향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고 밝히며 “나오기 전에 머리부터 잘랐다. 세 보이는데, 머리까지 올리고 있으면 사람들이 말을 못 붙이더라. 이번 드라마 끝나고 확 잘라버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미지 변신을 꿈꿨지만 37년 연기 경력의 따귀 장인 이휘향이 출연한 만큼 악역과 ‘뺨 때리기’와 관련된 질문을 안 할 순 없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맛을 지나갔는지 기억나느냐”는 차태현의 질문에 이휘향은 “저는 지나간 것을 잊어버린다”고 말하면서 “박신혜가 좀 심하게 많이 맞았다”고 답했다.
이후 차태현은 이휘향이 때린 ‘따귀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휘향이 “나는 정말 잊고 싶었던 기억인데, 내가 이럴 줄 알았어”라고 웃음을 참지 못하자 윤종신은 “고현정 씨까지 폭넓게 때리셨다”고 포인트를 짚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휘향은 “남자들도 많이 맞았다”고 미안해했고, 그에게 맞은 적이 있는 성혁은 “막 맞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았다”고 증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근데 때리는 입장이 결코 좋지 않다”고 고백한 이휘향은 “때리고 나서 일일이 ‘아팠지 미안해’고 말하면 연기니까 프로답지 못하기 때문에 돌아서야 하는데, 그때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동시에 이휘향은 “저는 때리는 철칙이 있다. 어떻게 때릴거다는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는다. 미리 말하면 다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를 때릴 거니 맞을 준비는 하고 있으라고만 말해준다”고 전했다.
때리는 연기에 특화된 이휘향은 여배우를 때리기 전 상대방의 성형 유무도 살피게 된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휘향은 “여배우를 때리는 장면이 있어서 감정대로 연기하고 때렸는데 여배우가 너무 아파하더라. 미안해서 알고 보니 턱 수술을 한지 얼마 안 된 배우였다”며 “지금은 때릴 때 미리 스캔을 한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어디를 성형했는지) 보게 된다”라고 설명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계속해서 때리는 연기가 언급되자 이휘향은 “내가 그렇게 때리는 연기만 한 건 아니다. 그게 부각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휘향은 “이제껏 때리는 장면을 그저 ‘잘해야지’ 생각만 갖고 했다. 이런 장면은 감탄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이제는 감동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 감탄은 후배들 몫인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자신을 ‘아야 안재모’라고 소개한 안재모는 많은 사람들이 ‘아야’라는 표현에 의아해하자 “아직도 야인시대야?”라는 뜻이라고 밝히며 시작부터 셀프 디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야인시대’에서 안재모는 청년 김두환을 연기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안재모는 당시를 회상하며 “회사에서 행사 스케줄을 잡아 놓으면, 드라마 촬영장에 야식을 돌리고 행사장에 갔다”고 털어놓았다.
‘야인시대’를 통해 24살에 최연소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됐던 안재모는 당시 출연료가 10배가 인상됐냐는 질문에 “출연료가 10배 뛴 게 맞다. 그런데 제가 아역으로 출연했을 때 출연료가 3만원이었다. 지금처럼 많이 받는 시기가 아니었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24세 나이로 최연소 대상을 받았다. 남자 대상 부문에서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거 하나 가지고 가는 거다. 씁쓸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야인시대’의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소망을 전한 안재모였지만 속풀이송에서 수준급의 가창력을 자랑하며 ‘야인시대’의 주제곡을 찰떡같이 소화해 또 다시 기억을 소환시켜 재미를 선사했다.
강세정은 “직업과 이름 모두 세 번 바뀌었다”라고 자기를 소개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강세정은 “내가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한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처음에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그러다 그룹 파파야의 멤버 고나은으로 활동했고, 다시 본업인 배우 강세정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배우 강세정에서 파파야의 고나은으로, 그리고 다시 배우 강세정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와 함께 강세정은 파파야 활동 당시 콘셉트를 떠올리며 “그룹 이름 자체가 열대 과일이고 상큼한 느낌이지 않나. 저희가 멤버별로 각자 맡은 과일이 있었다. 막내인 내가 풋사과였고 레몬, 오렌지, 블루베리 등이 있었다”며 “과일 콘셉트가 싫었다. 어리지만 애들처럼 옷을 입었다. 예쁘게 입는 게 아니고 초록색만 입어야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외에도 몸 쓰는 걸 좋아한다고 밝힌 강세정은 개인기로 청순한 미모에 반대되는 발차기 3종 세트와 물구나무서기를 선보여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강세정뿐 아니라 성혁 또한 개인기를 선보이면서 현장의 폭소를 자아냈다. 사람들의 특징을 잘 포착한다고 자부한 성혁은 MC 김구라와 윤종신, 차태현뿐 아니라 함께 나온 이휘향의 특징을 표현했다. 하지만 성혁이 김국진과 안재모를 따라하는데 실패하자 김국진은 “본인이 흉내 못 내는 사람은 큰 특징이 없다고 한다”고 지적해 폭소케 했다.
성혁은 이휘향에게 깊은 감동을 받은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성혁은 “언젠가 선배님이 ‘카메라 돌면 선후배가 없는 거다’라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자신 있게 연기하라는 뜻이었다”며 “당시 20대 중반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좋은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뿐 아니라 성혁은 드라마 ‘화유기’에서 선보였던 여장 연기에 대해 “당시 맡은 캐릭터가 ‘1육체 2영혼’이었다”고 설명하며 재연하는가 하면,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서 몸소 테니스와 정구의 차이를 선보이며 많은 이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휘향을 비롯해 안재모와 강세정, 성혁은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의 순박한 면모와 함께 재치 있는 ‘매력 부자’임을 인증하며 수요일 밤에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무엇보다 37년 연기 경력의 따귀 장인 이휘향의 순둥미 넘치는 모습과 연기자로서의 자세, 열정이 돋보이는 한 회였다. 시청자들 역시 박신혜부터 고현정까지 폭넓게 후배 배우들과 연기를 펼치며 연기 열정을 불태운 그녀의 열연을 다시 되짚어 보며 함께 웃고 박수를 보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MBC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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