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송해의 인생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안방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11일 MBN 추석특집 ‘송해야 고향가자’ 1부가 방송됐다. 93세 희극인 송해의 고향가기 소동극을 통해 남과 북의 현주소와 한 인간의 희망과 비애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송해는 전시상황 속에서 잠시 피난을 온 사이에 휴전이 됐고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실향민으로 살아왔다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황해도가 고향인 송해는 전쟁통에 입대 후 통신병으로 근무했다. 그는 1953년 7월 휴전 전보를 직접 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협정 당시 53년 7월 27일 밤 10시를 기해서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한다. 이런 전보를 쳤다. 이제 무슨 일이 생기겠구나 생각했다. 전보를 쳐놓고 내가 못가는 상황이 됐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1955년 부산에서 송해는 그의 인생을 뒤바꾸는 운명적인 선택을 했다고. 창공악극단에서 시작한 극단생활 고향에서 성악학교를 다녔던 것이 큰도움이 됐다. 허름한 여관을 전전했던 극단생활 속 악극단 막내단원이다 보니 모든 허드렛일은 그의 독차지였다고 회상했다.
송해는 “유랑극단 시절이라고 하는 게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고생이다. 정말 쓰러진 적도 있다. 후배니까 선배들 짐들 한 여덟 개 걸고 이고 지고 그래야 한다. 그런 기초보터 해놓아서 뭐 어디가서 얘 예의가 없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시절을 돌아보니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훈련의 시간이었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60년대 방송국 코미디 프로가 시작되고 대표 희극인으로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 송해. 그는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활약하며 지금까지 국민MC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개그맨 박성광이 특수분장을 한 모습으로 송해의 젊은시절을 재연하며 눈길을 모았다.
송해의 집 역시 공개 됐다. 2018년 1월 부인과 사별한 송해는 아내의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송해는 “우리가 반은 나가있는 직업이다. 남편이 출장이라고 나가고 집에서 혼자 지내는 그 사람의 마음이 늘 행복했겠어요? 헤어지고 나면 못해준 것만 생각난다. 먼저 간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한 일 못한 일만 생각난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의 묘를 찾은 송해는 아내에게 마음을 전하며 “나도 감기가 깊었고 이이도 감기가 깊었는데 어떻게 나는 치료효과가 나아졌는데 이 사람은 점점 안좋아지더라. 한 병원에 있었는데 자꾸 내 병실에 와서 ‘앉았다 가겠다’라고 자꾸 그랬다”라고 아내와의 마지막을 회상했다.
송해는 “고향의 시어른들에게 가서 ‘며느리입니다’라고 인사도 못 드린다. 이 사람은 이제 못가는 거 아니냐”라며 결국 울컥 눈물을 보이며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날 송해는 MC가 아닌 가수로 후배들과 부산의 한 병원에서 공연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송해는 무료공연으로 봉사를 해오고 있다는 것. 그는 직접 노래를 선곡하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어 지인들과 함께 즐겁게 회식을 하면서도 송해는 문득문득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송해는 “내가 못 가본 데가 있는데 내가 죽어도 거긴 갔다 와야 한다. 황해도 재령군 재령읍에 송복희라(송해)라는 사람이 하나 살았거든. 우리 고향에 가서 ‘송해가 고향에 노래자랑하러 왔습니다’라고 해야 할 거 아니냐”라며 자신의 소원을 언급하며 결국 눈물을 보였고 그의 모습에 후배들 역시 뭉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해는 뜨거운 눈물로 여전히 마음에 남아있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송해야 고향가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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