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내 인생은 재방송이었는데, 이제는 생방송이 됐다 / 시들어진 꽃에 물을 줘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슈가맨’ 양준일의 입에서 이처럼 나온 말들은 산문시를 옮겨놓은 듯 여운이 남고 감동을 그린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특집 슈가맨, 양준일 91.19’에서는 ‘양준일 신드롬’의 주인공 양준일이 생애 첫 팬미팅을 준비하는 2주간의 기록이 펼쳐졌다.
양준일은 ‘슈가맨3’에 나온 이후 180도 달라진 자신의 인생에 대해 “신기하다”라고 연신 표현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과거의 양준일과 많은 사람이 응원하는 양준일, 그 간극이 양준일 자신에게도 놀람 그 자체인 것.
양준일은 “너무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사람들은 왜 나를 궁금해할까. 예전엔 양준일이라는 이름을 숨기고 미국 이름만 쓰고 살았는데”라며 지금 벌어진 변화를 기적이라 표현했다.
그러나 양준일이 하는 생각, 행동 하나하나가 양준일 신드롬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10살에 미국에 이민가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던 기억부터, 자신의 팬미팅을 위해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회의 자리에 대한 감사함, 늦둥이 5살 아들을 향한 50대 아버지의 사랑과 노력, 오래전부터 남달랐던 패션 센스, ‘슈가맨3’에 나오게 된 결정적 이유까지 모든 게 드라마틱했다.
특히, 양준일이 영어를 가르치던 당시 인연을 맺은 숍 원장은 자신의 자녀들이 양준일을 통해 훌륭한 인성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를 하며, 양준일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축복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왕따를 당했지만, 음악과 춤으로 자신의 꿈을 펼쳤고,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외면받고 상처받았지만, 삐뚤어지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영어 과외나 미국에서의 서빙 일)에 최선을 다한 양준일의 자세에서 양준일 신드롬은 그저 점화가 늦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특집 슈가맨, 양준일 91.19′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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