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38살의 앙숙 부부가 스무살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는 ‘고백부부’가 있다면, ‘개그콘서트’에는 결혼생활 25년 동안 부부싸움이 자꾸 반복되는 ‘고발부부’가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가 결혼 25년차 부부의 갈등을 코믹하게 그려낸 새 코너 ‘고발부부’로 통쾌한 웃음을 안겼다.
29일 방송된 ‘고발부부’에는 이현정, 이창호, 조충현이 출연했다. 이현정과 이창호가 결혼 25년차를 맞은 부부로, 조충현이 갈등을 들어보고 진상규명을 하는 진행자로 등장했다.
발언권을 얻은 이창호는 “아내의 불법 밀렵 혐의 진상 규명을 원한다”면서 이현정의 화장대 사진을 공개했다. 이창호는 사진 속 달팽이, 누에고치, 마유크림 등을 지적하며 “자연에서 살아야 할 생명들이 아내의 얼굴 위에서 뛰어 놀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이현정이 “그것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편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고 해명하자 이창호는 “마스크 팩을 하고 있을 때가 제일 예쁘다”고 말해 이현정을 당황케 했다.
이 와중에 진행자 조충현은 “저는 립밤만 바르는데 살 필요가 없다. 아내가 먼저 바르고 저에게 입술로 발라 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사과 맛이다”며 깐족거려 막간의 재미를 안겼다.
이후 이현정의 만만치 않은 반격이 시작됐다. 이현정은 남편 이창호에게 살인 교사 혐의가 있음을 폭로했다. 이현정은 “2016년 3월 회사 동료인 유부장님 할머니가 돌아가신다. 한 달 뒤인 4월 유부장님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정확히 1년 뒤 유부장님의 아버지가 또 돌아가신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예상 밖의 공격에 당황한 이창호는 한참 머리를 굴리다 “유부장님 아버지가 두 분이다”고 말했지만 곧바로 이현정이 “돌아가셨다던 아버지가 올해는 칠순 잔치를 하셨다. 이게 말이 되냐”고 반격했다. 그러자 이창호는 뻔뻔하게 “유부장님에게 아버님이 세 분이 계신다. 남의 복잡한 가정사에 개입하지 말라”며 반전의 웃음을 더했다.
그러자 이현정은 참고인으로 유부장님인 유민상을 불러냈다. 이현정이 아버지가 진짜 돌아가신 게 맞느냐고 묻자 유민상은 “몇 번째 아버지 얘기 하시는 거냐? 저는 아버지가 다섯 분이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이현정은 “남편이 유부장님 아버지 장례 치르는 3일 동안 장례식장에서 꼬박 밤을 샌 것이 맞느냐,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닌 것 같다”고 추궁하자 유민상은 “나랑은 그렇게 친하지 않다. 우리 아버지랑 친한 사이였다. 나보다 더 자식같이 지냈다”면서 이창호에게 음흉한 사인을 보내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 카드로 이현정은 추가 참고인인 유부장님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겠다고 하자 유민상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자신이 위증했음을 털어놔 폭소를 유발했다.
‘명훈아 명훈아 명훈아’에서 시크한 ‘여사친’으로 등장 중인 이현정은 ‘고발부부’를 통해 걸쭉한 사투리 개그와 아줌마 분장으로 속 시원한 ‘줌마개그’를 선보이며 이 구역의 1인자임을 드러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한 ‘고발부부’는 25년 동안 반복되는 ‘부부싸움’이라는 공감대 높은 주제를 청문회 형식으로 활용하며 안방극장에 빅 웃음을 선사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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