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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빨리 데려가”…’마이웨이’ 백수련, 남편 故김인태 떠나보낸 슬픔 [종합]

이우인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이우인 기자] “나 좀 빨리 데려가. 너무 힘들어. 혼자 살기 싫어.”

배우 백수련이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남편이자 배우 고(故) 김인태를 떠올리며 슬픔과 그리움을 토로했다.

18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백수련의 인생사가 공개됐다.

백수련은 성우 출신 배우다. 성우 1기 동기로는 김영옥, 최선자, 나문희가 있었다. 백수련은 “청주에 오페라단이 여러 번 왔다.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오페라를 보면서 배우를 해야겠다고 느낀 거다. 연극배우를 했지”라고 떠올렸다.

그는 국립극단에 들어가 진짜 배우가 됐다. 이름을 알린 작품은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였다. 이후 영화 드라마 연극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백수련은 “성우 시절엔 다 힘들었다”며 배고픔이 가장 힘든 고통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성우 동기이자 배우인 최선자와 대화를 나눴다. 백수련과 김인태는 동기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커플이었다고. 긴 연애 후 결혼에 골인했다.

최선자는 김인태를 떠올리며 “아버지 같은 분이었어. 성품도 넉넉하시고, 어떤 작품을 맡아도 사심이나 욕심이 없으셨어. 너그럽게 다 포용하셨어. 저런 성품을 가지면 저런 연기가 나오는 구나,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말했다.

동생의 남편 칭찬에 “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라던 백수련이지만, 남편의 빈자리를 떠올리면 곧바로 눈물이 흐를 만큼 김인태를 향한 사랑은 컸다. 백수련은 김인태를 존경했다. 김인태는 마지막 작품 이후 긴 투병 생활에 들어갔다. 전립샘암과 파키슨병을 앓았다. 백수련도 투병 기간 지쳐갔다.

그는 “2007년인가 맨 처음엔 전립샘암이라 했고, 전국을 돌아다녀서 낫는가 싶더니 고관절 수술하고 나서 면역력이 회복이 안 돼서 가셨다”며 “11년 동안 아프다느 것은 돈을 많이 벌고 수입이 있어도 힘든데, 정말 힘들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968년 결혼해 50년 동안 살았다는 김인태 백수련 부부. 백수련은 “(남편은) 착한 사람이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패기도 있었다. 왜 그런 사람에게 그런 힘든 아픔을 줬을까를 간병하면서 많이 생각했다. 제가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죄책감을 쏟아냈다.

간병인의 삶은 고통이었다. 백수련은 “7년쯤 되니 힘들어지더라. 잠을 못 자니 짜증이 났다. 남편이 일어나서 저를 이렇게 보더니 해맑은 눈으로 ‘잘못했어요’ 그러는 거다. 죽을 때까지 그 말을, 표정을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울컥했다.

김인태는 생전 백수련에게 일기장을 남겼다. 남편이 떠난 후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일기장이었다. ‘미안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신을 왜 그렇게 고생을 시켰는지. 이제야 뭔가라도 해보려 해도 무력한 자신을 느끼고 있소.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오. 이제 끝이 돼 가고 있으니 솔직히 말해서 미안하고 미안하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백수련의 시련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1993년 억대의 사기를 당해 구치소에 들어간 것. 남편의 병이 자신 탓이라 한 이유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호흡했던 배우 이경표는 “예전 같으면 이혼 당했을 일이었다”면서 김인태의 너그러운 마음을 언급했고, 백수련도 김인태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빚은 갚았지만, 백수련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잘못된 보증으로 인해 빚더미에 앉았고, 빚은 큰아들인 배우 김수현에게 되물림됐다. 어머니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것. 김수현은 아내에게 빚을 떠안길 수 없어 결혼도 하지 않았다. 백수련은 “제가 아들 인생도 망쳐버린 거다”라며 괴로워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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