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제작비 250억 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드라마 SBS ‘배가본드’. 지난 9월 20일 첫 방송 이래 금토 방영 드라마에서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반환점을 돈 ‘배가본드’ 1회부터 8회까지 시청률 추이를 살펴봤다.
# 1~2회 : 10.4%, 10.3%
시작부터 211명 희생된 비행기 사고를 소개하면서 이를 테러로 의심하는 차달건(이승기 분)과 고해리(배수지 분)의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이국적인 모로코 풍광과 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승기의 화려한 파쿠르 액션을 더해 1~2회 시청률 10.4, 10.3%를 기록했다.
그러나 첫 주 방송이 끝난 후, 주연인 이승기와 배수지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승기는 액션에 비해 감정 연기가 상대적으로 어색하다는 평가를, 배수지는 국정원 요원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톤과 무게감으로 몰입에 방해된다는 평을 받았다.
# 3~4회 : 9.3%, 10.2%
3회는 2회에 비해 1% 하락했다. 고위층 권력자들을 상대로 한 제시카 리(문정희 분)의 접대 장면도 문제가 됐다. 해당 장면은 방영 당시 모자이크 처리가 됐으나,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성접대를 연상케 해 논란을 야기했다. 방송 후 홈페이지 등에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다행히 4회에서는 시청률이 0.9% 상승했다. 차달건, 고해리가 테러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과 이들을 위협하는 킬러 릴리(박아인 분)의 등장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 극적 재미를 더했다.
# 5~6회 : 11.5%, 11.3%
5회의 시청률은 4회보다 1.3% 올라 11.5%를 기록했다. 5회에서는 테러 증거를 사수하려는 차달건과 고해리의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특히, 청와대에 찾아가 테러 녹취록을 폭로한 차달건은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었다.
이전 회차보다 0.2% 떨어진 6회에서는 고해리의 상사 민재식(정만식 분)이 내통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전을 안겨주었다. 또한, 차달건을 향한 고해리의 취중키스가 전파를 타면서 두 캐릭터의 관계 변화를 암시했다.
# 7~8회 : 11.4%, 10.1%
7회가 방영되면서 다시 시청률이 소폭 상승했다. 테러 용의자 김우기(장혁진 분)를 잡기 위해 차달건과 국정원 TF팀이 모로코로 떠나는 과정을 그려냈다.그 중 차달건이 고해리의 도움을 받아 김우기를 발견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최고의 1분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8회에는 1.3% 하락해 10.2%를 기록했다. 국정원 TF팀 해체를 노리는 흑막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으나,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또한, 대통령 정국표(백윤식 분)의 수위 높은 마사지 장면이 등장해 반응이 좋지 않았다.
# 현재까지는 ‘무난’, 그러나 2% 아쉽다
8회까지 방영한 결과, ‘배가본드’의 평균 시청률은 10.6%로 올해 SBS에서 방영된 금토드라마들 중 ‘열혈사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의사요한’과 ‘녹두꽃’과 달리 시청률 하락 폭이 크지 않아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러나 2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표다. 최근 4년간 200억 원 이상 투자한 블록버스터 드라마들 중에서 ‘배가본드’는 ‘미스터 션샤인'(18.3%), ‘육룡이 나르샤'(17.3%) 다음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이 더 오르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스케일과 액션에 비해 테러 뒤에 감춰진 진실 및 이를 추적하는 과정이 입체적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이어 극 중 인물들의 매력을 잘 드러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한편, 지난 7, 8회에서 기태웅(신성록 분)과 윤한기(김민중 분) 등 일부 인물들의 비중과 활약상이 늘어나면서 ‘배가본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또한, 첫 회부터 궁금증을 낳았던 차달건과 고해리의 대립 이유 또한 아직 드러나지 않아 시청률 반등 가능성은 남아있다.
풀어낼 이야기가 많이 남은 ‘배가본드’, 나머지 절반 동안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배가본드’ 방송화면 캡처,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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